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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담배와 요요현상- 전강준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7-09-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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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요요현상과 같다. 새해마다 하는 금연 결심이나, 담뱃값 인상으로 이참에 끊으려 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보면 한낱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먹는 것 안 먹고, 다양한 운동을 하지만 다시 늘어나는 체형처럼, 흡연인구도 줄었다 늘어나는 요요현상과 같다. 3년 전에 배로 껑충 뛴 담뱃값이 현재 화제의 중심에 있다. 가격인상에 대한 흡연자의 반발이 거세지고, 정치권의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

    ▼금연바람을 불게 했던 가격인상이 최근 정치적 이슈가 된 것은 ‘신뢰’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정부가 애초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올렸다는 명분이 세수확보를 위한 것이지 결국 국민건강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인생살이가 팍팍한지 흡연자 수는 3년 만에 요요현상처럼 다시 같은 수로 돌아왔다. 가격인상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알았다. ‘담배 피우는 수는 다시 같아질 것이고, 비싼 세금만 내며 피우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담뱃값 인상은 수십년 전부터 조금씩 계속돼 왔다. 당시 담뱃값을 올리는 명분을 설명하며, 담뱃값 인상에 따른 다른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 수십년 전 신문내용을 보면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담뱃값 현실화의 가장 큰 목적은 국가재정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을 실천한다는 사탕 발린 소리는 하지 않은 것이다.

    ▼비싼 담배를 구입할 수 없는 어르신들이 전국의 잎담배 가게에 줄을 서고 있다 한다. 이 담배가 20개비에 2500원이라 하니 인상되기 전 담뱃값이다. 싼 담배 한 갑 사기 위해 가난한 나라에 배급받는 모습처럼 담배 가게 앞에 장사진을 치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돈 없는 슬픔도 크지만 속았다는 것에 더 큰 분노를 느끼게 한다. 삶의 힘겨움으로 한 개비의 담배에 의존하는 서민들에게 건강 명목으로 호주머니를 터는 것은 분노만 쌓게 한다는 점을 정치권은 알았으면 한다.

    전강준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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