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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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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안우성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조교사

“경마, 도박 아닌 스포츠로 즐기는 문화됐으면”
‘개인 100승’ 눈앞

  • 기사입력 : 2017-09-0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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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마를 친부모보다 더 보살피고 아껴주는 이들이 있다. 건강할 때, 아플 때, 기쁠 때, 힘들 때 늘 곁에서 말의 상태를 확인하고 걱정해주는 이들, 우리는 그들을 ‘조교사’라고 부른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렛츠런파크 부경)에는 마방을 관리하는 조교사가 총 32명이 있다. 마방은 야구로 치면 한 ‘팀’을 의미하며 각 마방에는 조교사가 한 명씩 있다. 이들은 감독과 같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

    조교사는 우수한 경주마를 미리 발굴해 스카우트하고, 전문 마필관리사를 고용해 경주마의 훈련과 몸 상태까지 점검한다. 이제 막 데뷔한 견습기수를 베테랑 기수로 키우고, 다른 마방의 성적을 분석하는 일까지 모두 조교사의 몫이다.

    최근까지 렛츠런파크 부경의 조교사 판도는 명장(名將)이라고 불리는 김영관(57) 조교사와 외국인 조교사 울즐리(54) 등 50대 중후반의 나이대가 이끌었지만, 최근 40대 조교사가 세대교체의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조교사가 있다.

    주인공은 안우성(43) 조교사. 올해로 데뷔 4년 차다. 경력으로 보면 신출내기지만 성적은 여느 명문 마방 못지않다. 202전 34승, 승률 16.8%, 복승률 32.2%의 성적을 올린 그는 김영관(63승), 울즐리(35승) 조교사에 이어 다승랭킹 3위에 올랐다. 게다가 7일 현재 개인통산 98승으로 10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5~2017년 승률을 보면 각각 13.9%, 14.4%, 16.8%로 매년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며 기존 50대 중심의 조교사 판도를 뒤집고 있는 렛츠런파크 부경의 가장 젊은 조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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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우성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조교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어릴 적부터 동물을 좋아했다. 개나 고양이 등 동물만 보면 왠지 관심이 갔다. 그렇다고 어릴 적부터 조교사가 되기로 한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사진학을 전공했는데, 미래가 불투명해 많이 불안했었던 적이 있었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게 됐고, 웬만하면 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그래서 찾은 직업이 ‘마필관리사’였다. 마필관리사는 야구로 보면 ‘코치’다. 이와 비교해 조교사는 감독의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조교사는 기수 출신도 있지만, 마필관리사 과정을 거친 이들이 많다.

    -조교사라는 직업에 관해 설명해 준다면?

    ▲조교사는 간단하게 말의 아버지라고 설명할 수 있다. 경마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경주마를 관리하고 훈련시키는 마필관리사로 2년간 근무한 뒤 조교 승인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 대해 자격을 부여하는데 조교사 1명이 보통 20~30마리의 말을 마주로부터 위탁받는다. 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훈련과 영양 상태까지 관리하고, 어떤 말에 어떤 기수를 태울 것인지도 결정한다. 실제 경주에서는 상대편 경주마를 분석해 어떻게 경주를 전개해야 할지 작전 사령탑을 맡는다. 다른 스포츠의 총감독과 같은 역할인 셈이다.

    -마필관리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힘든 직업으로 알려졌는데.

    ▲기본적으로 동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업무가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동물에 대한 끝없는 관심이 결국 어려움을 이겨내게 한 원동력이었다. 조교사에 앞서 마필관리사 생활을 10여년 정도 했는데, 당시 담당 조교사였던 임금만 조교사가 곁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그리고 같은 마방 식구들도 도움을 많이 주고 편하게 대해 줘서 어려움을 이겨냈다. 그리고 이곳은 실력만 있다면 인정받는 곳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동물과 같이 생활할 수 있고, 일을 하다 보니 점점 적성에 맞고 무엇보다 말발굽 소리가 좋다. 지금도 말이 뛰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상대적으로 일찍 조교사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렛츠런파크 부경에는 총 32명의 조교사가 있는데 외국인 조교사 4명을 제외한 28명의 조교사 중 가장 젊다. 마필관리사 시절 독보적인 경주마 혈통 분석과 훈련 성과를 장점으로 지난 2014년 39살에 조교사로 데뷔했는데, 렛츠런파크 부경 조교사의 평균 나이가 50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이 매우 빠른 편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성장이 매우 빠른 이유를 설명한다면.

    ▲현재 우리나라 경마계의 시스템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선진 경마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고 해외 조교사들도 국내로 많이 들어오면서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근 경마 선진국인 일본을 자주 찾으면서 많이 공부하고 교류하고 했던 점들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승리를 달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100%까지 발휘하도록 하는 조교 프로그램을 마필관리사들과 함께 정립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동료 마필관리사들의 응원이 없었더라면 현재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조교사로 나가는 과정에서 임금만 조교사의 전폭적인 지지와 조언이 가장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안 조교사 리더십 장점을 두고 주변에서 ‘오픈 마인드’를 가장 먼저 꼽는다.

    ▲일단 ‘나도 모른다’는 것을 빨리 인정하는 편이다. 해답을 얻기 위해 귀와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최대한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듣고 모든 정보를 조합한 뒤에는 빠르게 결정을 내린다. 결정을 앞두고 지인들의 의견을 모두 물어보는 편인데, 경주마의 출전을 결정지을 때는 마필관리사 팀장과 상의하기도 했다. 경주 결과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1주일 중 월~화요일에 쉬는데 이날 제주도로 날아가 경주마 목장 관계자와 친분을 쌓고 어린 유망 경주마들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쉬는 날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지만, 언제나 물어보고 또 물어보는 것이 나를 발전시킨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생각을 고집하면 실패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모두가 스승이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아직 한국에서 경마는 도박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많다. 지난 2009년 일본 그랑프리 대회를 갔다 왔는데 도쿄 경마장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젊은이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긴장될 정도였다. 다들 집에서 도시락 싸와서 데이트하고 맥주도 먹고 경마를 응원하듯이 즐겼다. 경마가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모습이 부러웠다. 한국 경마도 선진국처럼 하나의 스포츠로 인식되고 단순히 도박이 아닌 국민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도록 맡은 자리에서 노력하고 싶다.

    글·사진 =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 안우성 조교사는?

    1974년 1월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를 거쳐 백제예술대학을 다니던 중 중퇴하고 2001년 렛츠런파크 서울에 마필관리사로 입사했다. 3년의 생활 끝에 2004년 6월 한창 개장을 준비하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으로 이직했다. 10여년 동안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마필관리사로 지낸 뒤 2014년에 조교사로 데뷔했다. 그는 현재 렛츠런파크 부경 15조 소속이며 37마리의 말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마필관리사 11명과 기수 1명 등 12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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