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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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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헤픈 여자가 좋다- 이강섭(함안예총 회장)

  • 기사입력 : 2017-09-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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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헤픈 여자가 좋다. 웃음이 헤퍼도 좋고, 정이 넘쳐도 좋다. 말이 조금 많아 재잘거려도 상대를 크게 불편케 하지 않는다면 좋다. 손이 커서 남을 잘 도운다면 더욱 좋다.

    웃음이 많아 처음 보는 남자 앞에서도 목젖이 드러나도록 파안대소해도 좋고,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배시시 웃음을 흘려도 보기 좋다. 웃음은 전염성이 강하다고 한다.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운 감정을 전할 수 있다면 설령 전염병이어도 좋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병이라면 치료약이 없어도 좋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웃음을 아끼느라 얼굴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다. 웃음이 생활화되면 얼굴 형태가 둥글어지고, 근엄하게 인상을 굳히고 있는 것이 습관이 되면 네모진 얼굴이 된다고 한다.

    오랫동안 웃음을 잊고 있으면 근육이 굳어버려 얼굴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다. 본인은 열심히 웃고 있는데도 얼굴은 웃는지 우는지 구분이 가지 않는 이상한 형상이 된다. 정말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사소한 일에도 깔깔거리며 웃고 박장대소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의 공통점은 얼굴이 둥글고 건강하다. 많이 웃으면 위장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소화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웃음도 연습이 필요하다. 사람의 오장육부는 정말 즐거워서 웃는지 연습으로 웃는지 분별할 능력이 없다고 한다. 웃는 연습으로 얼굴 근육을 움직이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엔돌핀이 분비되어 웃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웃음이 만병통치약인 셈이다.

    나는 정이 많은 여자가 좋다. 남이 슬퍼하면 같이 울어주고 상대방이 기뻐하면 함께 웃어주는 정이 헤픈 여자가 좋다. 두 개가 있으면 하나를 나눠주고 싶고, 맛있는 것이 있으면 이웃이 생각나는 사람. TV를 보다 감정이 북받치면 침을 튀기며 열변을 토해도, 냉랭한 얼굴의 감정이 메마른 사람보다는 훨씬 인간적이다.

    요즘은 인간관계에서도 이해득실을 따지며 남녀 간의 사랑에도 조건을 앞세운다. 매사에 계산적으로 앞뒤를 재고 주판알을 튕기는 각박한 세상이다. 적당히 부족하고 헤퍼 보이지만 정이 넘치는 여자가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이강섭 (함안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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