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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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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한산수국(閑山水國)- 이상근(통영상공회의소 회장)

  • 기사입력 : 2017-09-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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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지역경제 상황이 총체적인 위기다. 다행히 통영은 오래전부터 수산·관광산업으로 전환해서 조선경제의 의존도가 심하지는 않은 편이지만 인근 고성, 거제 같은 경우는 심각한 상태인 줄 알고 있다.

    조선소 유니폼을 입은 근로자들이 새벽에 출근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저녁 되면 밥집·술집에서 활개 치는 1년 전의 모습들이 지금 옛날처럼 멀어 보인다. 초저녁인데도 거리에 불이 꺼져 유난히 어두운 거리가 마음을 무겁고 심란하게 한다.

    요즘 같이 경제가 어려울 때 이순신 장군의 ‘수국(水國·통제영·이순신의 한시 水國秋光暮 驚寒雁陣高 중에서 나옴) 프로젝트’가 절실히 생각난다. 장군은 임진·정유 7년 전쟁을 치르면서 바다를 버린 조선 안에 수국을 건설해 경제를 일으켜 전쟁에서 승리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려면 경제가 튼튼하게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7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군·산·정(軍·産·政) 복합체라고 할 수 있는 수국 건설로 전쟁의 인적 물적 기반을 튼튼히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0년간 버려졌던 섬과 해변을 대대적으로 개간해서 백성과 군사를 먹이고 입히고 조선소를 건설해 거북선과 전선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이순신의 탁월한 경제전문가, 리더로서의 위대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지역을 하나의 조선의 변방이라고 보지 않고 수국이라는 국가, 지방 정부라는 관점으로 접근하여 실천의지를 다한 것은 현재 이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순신 장군께서 이곳을 거점으로 해서 나라가 버린 지역에다 한산수국을 세워 위란의 조선을 구해 냈는데, 지금은 여건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지만 그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은 형편 아닌가. 백성과 수군에 대한 사랑과 철저한 준법 실천이 지금처럼 경제가 어렵고 위기의 순간을 겪을 때마다 나의 마음속에 강하게 각인되고 있으며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 우리 지도자들 역시 장군의 불멸의 애국애민정신, 탁월한 경제 마인드의 실천 의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상근 (통영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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