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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거제시, 극동에서 조선업 해법 찾아야 - 정기홍 (거제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7-09-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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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6일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7일에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 전체 세션’에 참석, 기조연설에서 ‘신(新)북방정책 비전’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9개의 다리(9-Bridges 전략)’를 놓아 동시다발적인 협력을 이뤄나갈 것을 제안했다. ‘9개의 다리’는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분야다.

    공교롭게도 권민호 거제시장이 4일부터 8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시, 그리고 거제시와 우호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핫산자치군을 방문했으며, 러시아로부터 초청받은 극동미래포럼의 회원 자격으로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했다. 권 시장은 출발 전 “어려움에 처한 거제시 조선업계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러시아 조선산업 현황을 살펴보고 진출 가능한 분야를 ‘탐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극동 방문 목적을 밝혔다.

    거제시장이 이번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와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국제회의다. 갈수록 포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3차 포럼에는 50여 개국에서 참석했으며, 26개국에서 정부 대표를 파견했다.

    ‘극동’에서 문 대통령은 안보의 해법을, 권 시장은 경제(조선업)의 해법을 찾고 있다.

    작년 미국 출장에서도 3박만 한 권 시장이 거리가 짧은 극동 방문에서 4박을 한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극동’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국 러시아의 ‘극동’에 대한 프로젝트는 한국과 거제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러시아, 북한, 중국이 인접한 극동지역에서는 이미 ‘볼쇼이(대) 블라디보스토크’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러시아의 고위 당국자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인근 나홋카, 아르촘을 포함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어 러시아 ‘제3의 도시’로 만드는 계획이 진행 중”이라며 “이곳은 이미 ‘러시아 연방의 아·태 지역 허브도시’로 공식 지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극동지역을 ‘러시아의 경제수도’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매우 중요한 ‘신동방정책’이며, 한국의 입장에서도 힘께 중요한 ‘신북방정책’이다. 따라서 극동은 한·러의 신북방정책과 신동방정책의 접점이며, 조선과 관련해 러시아의 수요와 거제시의 공급이 만나는 곳이다. 거제시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인력, 설비, 기술 등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조선업 불황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종사자들의 고통이 너무 심하지 않은가.

    블라디보스토크시는 블라디보스토크공항을 ‘자유 취항 지역(Open Sky)’으로 지정해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극동지역과 거제지역은 조선, 수산, 관광 등 닮은 점이 많다. 권 시장은 이 점도 고민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극동지역에서는 천지개벽(天地開闢)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다.

    권 시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3선 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누가 거제시장이 되더라도 ‘극동’에 대한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되며, 발빠르게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거제의 노력에 따라 수십년간 먹거리가 창출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정기홍 (거제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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