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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1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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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이탈리아 (2)

붉게 핀 ‘르네상스의 꽃’ 피렌체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속 두오모
첫사랑 남녀 주인공 만남 떠올라

  • 기사입력 : 2017-09-1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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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로 플로렌스(Florence)라고 불리는 피렌체는 이름에서도 꽃이 피듯 ‘이탈리아의 꽃’이라고 불린다. 중세시대 메디치가의 지원으로 이 작은 도시에서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예술가들이 탄생했고, 문화예술의 꽃이 활짝 폈다.

    앞서 1편에서 언급했듯 이탈리아는 유럽을 대표하는 나라이자 가장 많은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지만 관광지가 많은 만큼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경계하며 다녔고 조금 여유 없이 다녔던 것 같다. 나는 트랜이탈리아(기차)를 타고 로마에서 피렌체로 이동했는데, 한 시간 반 정도가 소요됐다. 피렌체 중앙역에서 내려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아르키로씨’라는 숙소에서 머물렀는데, 한적하고 조용한 피렌체의 분위기에 잠시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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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탑에서 바라본 두오모 쿠폴라와 피렌체 전경.



    피렌체는 작고 여유로웠고, 느리면서 아름다운 곳이다. 피렌체는 여행 중 힘든 나를 위로해주고 편안하게 해줬다. 피렌체에선 대중교통을 이용할 필요도 없이 도보로 다닐 수가 있다.


    크게 피렌체 중심에 흐르고 있는 아르노강을 경계로 두오모가 있는 곳과 피티궁전이 있는 곳으로 나눌 수가 있다. 나는 먼저 두오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두오모 통합권을 이용하면 쿠폴라 두오모와 종탑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통합권은 15유로이며 28시간 동안 이용 가능하다. 나는 쿠폴라 두오모부터 오른 뒤 종탑에서 야경을 보기로 했다.

    지친 상황에서 마주했던 아름다운 두오모는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몇 번이나 돌려봤던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속에 내가 있었고, 몇백 년 전 르네상스 시대의 아름다운 선율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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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지는 두오모 쿠폴라.



    미술에 조예가 깊은 편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예술과 관련한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보고 꼭 피렌체 두오모에 올라가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영화에서 첫사랑이었던 준세이와 아오이는 서른 번째 되는 생일에 두오모 쿠폴라에서 다시 만난다. 배경이 너무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피렌체 두우모의 쿠폴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오모로 말하곤 한다. 미켈란젤로가 피렌체 두오모를 처음 보았을 때, “이보다 더 크게 지을 순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아름답게 지을 순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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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오모 정상에서 만난 친구와 한 컷.



    중세시대 예술의 발달로 이탈리아의 중심지가 된 피렌체는 밀라노 고딕형태 성당에 대적할 만한 성당을 만들고자 했다. 이에 따라 브루넬레스키는 두오모의 쿠폴라를 만들었는데, 돔 형태의 이 쿠폴라는 피렌체의 대표적인 아이콘이 되었다.

    피렌체를 말해주는 ‘르네상스’는 ‘다시 태어난다’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스·로마문화의 부활 운동으로 고전문학, 미술, 철학에서 나타난다. 이 중 미술과 건축은 플로렌스를 중심으로 융성했다. 그리고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쿠폴라가 바로 이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을 대표한다. 돔 형태를 하고 있으며, 이는 철근 구조가 아닌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두오모 쿠폴라를 오르는 것도 좋았지만 나는 조토의 종탑에서 바라본 쿠폴라가 더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해질녘에 조토의 종탑에 올라 쿠폴라를 마주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정말 운 좋게도 겨울에다가 유독 관광객이 없는 가운데 종탑 마지막 입장 순서로 혼자 올라갈 수 있었다. 약 400개의 계단을 올라 종탑 꼭대기에서 두오모 쿠폴라를 바라보았다. 잊지 못할 기억이 하나 있는데, 여행을 다니며 늘 들고 다녔던 태극기를 쿠폴라를 향해 살짝 흔들었다. 그걸 본 반대편 사람들이 모두 손을 흔들어 줬다. 그때의 가슴 뭉클함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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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년 된 카페 ‘질리’



    조토의 종탑은 1334년에 조토가 제작하여 제자 안드레아 피사노와 탈렌티가 1359년에 완성한 것이다. 이곳에서 두오모와 피렌체 전경이 가장 잘 보이는 것 같다.

    저녁엔 베키오다리 야경을 보는 것이 좋은데 아르노 강을 대표하는 베키오다리는 ‘가장 오래된 다리’라는 뜻으로 그 위에 건물을 세운 모습으로 유명하다. 다리 위 건물에는 거주하는 사람도 있고 상점도 있다. 빨래가 널려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베키오다리가 나오도록 사진을 찍는 포인트는 St.trinity로 가면 된다.

    피렌체 하면 유명한 또하나가 티본스테이크다. 혼자 가서 먹기엔 부담스러워 숙소에서 만난 4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티본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유명한 곳으로는 부카 마리오, 자자스테이크, 달오스테가 있다. 나는 부카 마리오에 갔는데 디저트까지 1인당 4~5만원에 먹을 수 있다. 이곳은 미슐랭 가이드 1스타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은데, 1인당 700g으로 양이 정말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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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꼭 방문해야 할 카페가 있는데 300년이 된 카페 질리와 두오모가 보이는 리나센트 백화점 루프탑 카페다. 리나센트 백화점 5층에 위치한 루프탑 카페는 바로 두오모 쿠폴라가 보여서 뷰포인트로 유명하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 날씨가 좋지 않아서 운영을 하고 있지 않았다. 대신 카페 질리로 향했는데 질리는 1733년 스위스계 이탈리아 질리 가문의 사람들이 피렌체에서 문을 연 카페라고 한다. 내가 간 곳이 본점으로 1893년부터 영업하고 있었다고 한다.

    카페 질리는 공화국 광장에 있는데 두오모가 보이진 않았지만 뒤로 회전목마와 광장이 아름다웠다. 티라미슈와 카페라테를 시켰는데 카페라테는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따로 준다. 커피 역사가 깊은 이탈리아는 스타벅스 등 타국의 커피 체인점이 없고, 한국인들이 자주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신 진한 에스프레소에 설탕이나 우유를 넣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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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토의 종탑.



    피렌체에서 나는 느림의 미학을 깨달았다. 항상 여행이 빠르게 진행돼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돌이켜 보며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다음 편에선 피티궁전과 산타마리아, 가죽시장, 중앙시장 등을 리뷰하겠다. 다음에 피렌체 두오모에 갈 때는 준세이와 아오이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여유롭게 피렌체를 거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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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노 강의 가장 오래된 다리 ‘베키오’.

    여행 TIP

    ① 두오모 통합권은 https://www.museumflorence.com/ 에서 미리 예매하는 것이 좋다. 쿠폴라는 Dome, 종탑은 Bell Tower를 체크하면 되고 각각의 입장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② 리나센트 백화점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 카페는 두오모가 보이는 뷰포인트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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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은

    △경상대 국문학과 졸업

    △커뮤니티 ‘여행을 닮은 인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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