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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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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웰빙 시대 - 이강섭 (함안예총 회장)

  • 기사입력 : 2017-09-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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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히 웰빙의 시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식사 후 가벼운 산책으로 운동을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격렬한 운동으로 땀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을 재는 척도가 달라지고 미인과 미남을 보는 기준도 달라져 간다. 알맞게 살이 붙은 건강미인보다는 한 점 바람에도 흔들릴 것 같은 가냘픈 여인을 선호한다. 남성미 넘치는 육체파 남성보다 여성스러운 꽃미남을 좋아하는 풍조가 자연스러워졌다.

    요즘 들어 ‘웰빙족’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진다. 물질적 가치나 명예를 추구하기보다는 건강한 육체와 정신적 성숙에서 오는 균형 있는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일부 계층에서는 상업적 욕심이 가미되면서, 고급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농산물만을 선호한다. 물질적 풍요와 고급화, 건강과 미용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왜곡된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웰빙이 일반 국민들에게 잘못 이해되면서 운동만이 건강한 삶을 유지시켜 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동이 트기 무섭게 산을 오르는 사람, 새벽 안개를 가르며 달리는 사람, 만보기를 옆구리에 차고 열심히 걷는 사람 등 마치 운동만이 인생의 전부인 것 같은 건강염려증 환자들로 가득하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적당한 운동이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너무 집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실제 나의 지인 한 분이 만보기에 기록된 횟수가 부족하면 방에서 뛰며 채울 정도로 집착하더니 오히려 몹쓸 병이 들어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 정도면 건강집착증이나 다름없다.

    웰빙이란 단순히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닌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육체적으로 건강한 문화적인 삶을 의미한다. 호화 스포츠센터에서 운동하고 고급 요리를 먹는다고 웰빙이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웰빙은 가족들과 단란한 저녁을 즐기고, 마을 어귀를 한 바퀴 돌며 일상적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다.

    조금 호사를 부려본다면, 가끔은 가족끼리 손잡고 좋은 공연 한 편 즐길 수 있는 문화적·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이강섭 (함안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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