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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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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소중한 깨우침 - 강동기 (밀양고 교장)

  • 기사입력 : 2017-09-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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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을 이용해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하여 무작정 고향길에 올랐다. 반갑게 맞이하여 주는 진주 고향 산길에서 향수를 느끼며 마음의 때를 모두 벗긴 시간이었다.

    어릴 적 손때가 묻은 나지막한 산길에 이르는 솔향기가 그렇게도 좋을 수 없었다. 그때 느껴보지 못했던 상쾌함을 느끼면서 아직 동심이 살아있는 것 같아서 큰 기쁨을 맛본 시간이었다.

    도피성 산 오름이었지만 산속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고 말없이 다정하게 반겨 주는 듯했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잊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세월 따라 변하는 게 사람들의 마음인데 산은 그대로 산이었다. 세속에 물들지 않고 순수함을 잃지 말아야 하는 게 가야 할 나의 길임을 말해 주는 듯했다.

    이번 고향 산속에서 작은 일에도 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나의 욕심이 지나쳐서 그렇다는 걸 터득했다.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다. 복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소욕다시(小慾多施), 즉 욕심을 적게 갖고 많이 베풀어야 한다는 깨우침을 얻었다. 나를 아프게 한 사람일지라도 미워하지 말자. 내가 미워하면 상대도 나를 미워할 것이다. 먼저 손을 내밀자. 이런 생각을 하니 참 마음이 편해진다.

    역설적으로 사람이 소중하고 사람이 선물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 까닭은 사람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 나에게는 행복함과 버팀목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이해인 수녀 시인은 ‘감사예찬’에서 ‘감사만이 꽃길입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걸어가는 향기 나는 길입니다’라고 노래했는데, 남은 인생 정말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우리 모두 걸어가는 길이 정말 꽃신 신고 꽃가마 타고 가는 향기로운 꽃길이었으면 아이 참 얼마나 좋을까.

    ‘계절의 봄은 때가 되면 오지만 인생의 봄은 준비하는 자에게만 온다’고 한다. 우리 모두 비온 뒤 파란 하늘처럼 인생의 봄을 잉태하는 주춧돌을 놓는 멋진 시간이 되기를 염원한다.

    강동기 (밀양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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