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6월 20일 (목)
전체메뉴

[사람속으로] 수석 3만점과 함께 귀촌한 김동재 대표

수석과 시작한 인생 2막, 곤충사육으로 활짝 열었죠
30년간 수석 3만여점 수집
수천만원 들여 해외서 사오기도

  • 기사입력 : 2017-09-22 07:00:00
  •   
  • 메인이미지
    김동재 청아수석 대표가 수집한 수석을 배경으로 웃고 있다.


    수석(水石)과 곤충을 연계해 귀농의 꿈을 하나하나 일궈 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의령군 청아수석 김동재(62)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는 6년 전 창원의 한 대기업에서 3년 일찍 퇴직한 후 수석 3만점을 들고 귀촌해 수석과 곤충으로 새로운 농촌관광 산업의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그의 농장 겸 보금자리가 있는 곳은 의령군 칠곡면 산북리 조용한 산골. 2500여㎡의 농장 입구에는 ‘청아수석 곤충나라’라는 작고 예쁜 간판이 손님을 반긴다. 단아한 체구, 서글서글한 눈매에 사람 좋은 인상을 풍기는 농장대표 김씨는 현재 의령군귀농귀촌모임 회장을 맡아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수석 3만점 들고 의령으로 귀촌= 그는 지난 2011년 약간의 퇴직금과 30년 가까이 모은 수석 3만여 점을 들고 이곳에 왔다. 전원주택을 짓고 집 뒤편에는 수석전시장을 만들었으며, 아내 전경임(60)씨는 정성을 다해 야생초와 야생화가 가득한 정원을 가꿔 나갔다.

    의령 충익사 옆 의병박물관에서 수석 개인전도 열었다. 그가 소장한 수석은 소품 수량으로만 따지면 우리나라에서 최다 규모라고 한다. 수석은 주로 실내에서 보고 즐기는 관상용의 자연석을 말한다. 종류와 모양, 무늬와 색채가 자연처럼 다양하다.

    산수경석, 물형석, 무늬석, 색채석, 추상석, 전래석 등 다양한 재질의 돌들이 간직하고 있는 다채롭고 신비로운 형상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뱀, 원숭이, 거북형상을 비롯한 동물상, 사람의 형상을 한 인물상, 꽃문양 등 수석에서 나타나는 각종 자연의 신비를 가득 담고 있다.

    수행 중인 스님을 꼭 닮은 돌도 있고, 지옥을 닮은 돌이라 ‘아비규환’으로 명명한 소품도 있다.

    그의 수석 사랑과 다이내믹한 소장과정은 보통사람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는 좋은 돌이 있다는 곳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디든지 달려갔다. 덕분에 우리나라 전역을 안 가본 곳이 없이 샅샅이 훑었다.

    필리핀에서는 꼭 갖고 싶었던 돌을 보았으나 주인이 팔지 않겠다고 해 몇 번이나 비행기와 배, 차를 갈아타며 찾아가 읍소한 끝에 손에 넣을 수 있었다. 1500만원짜리 돌을 가지고 오기 위해 수천만원을 주고 컨테이너 운반선을 띄우기까지 했다.

    “간혹 관람객 중에 돌을 함부로 만지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예의가 아니죠. 전시된 수석은 만져볼 수 있는 것이 있고 만져서는 절대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받침대 위에 있는 전시된 수석은 만져도 되지만 바닥에 있거나 밑 부분이 흙으로 돼 있는 수석은 만지면 안 됩니다. 돌을 만지면 사람 손의 기름때가 묻어 수석 본연의 모습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수석전시관은 온통 돌 세상이다. 나무 받침대 위에 우아하게 자리하고 있는 기기묘묘한 수석이 있는가 하면 전시관 사정으로 미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돌들이 바닥에 켜켜이 쌓여 있다.

    공간을 꽉 메운 수석들이 마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는 것 같다.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정말 많이 찾아왔습니다. 방문객들이 소장품을 보고는 이구동성으로 ‘참 좋다’, ‘멋지다’, ‘정말 신기하다’, ‘이것을 다 어떻게 모았지?’ 하면서 감탄하고 칭찬을 해 너무도 흐뭇했다”고 김씨는 미소를 지었다.

    메인이미지
    김동재 대표가 거저리 밀실사육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인류 미래식량 곤충사육에 올인= 처음에는 쉽게 생각한 귀촌이었지만 소득 없는 미래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어 생각을 바꾸고 귀농을 위한 연구를 거듭했다.

    귀촌 2년차인 지난 2012년 우연히 미래식량이라는 곤충에 소위 ‘필’이 꽂히게 됐다.

    “곤충농장이라면 흔히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교육용 사육곤충을 생각하지요. 하지만 식용곤충은 미래 인류를 구원할 식량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 세대는 식용곤충이라야 어릴 적 메뚜기를 잡아 반찬이나 간식으로 튀겨먹은 기억밖에 없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책도 보고 교육도 받고 새롭게 하나하나씩 배우면서 시작했지요.”

    그는 현재 밀웜(거저리), 귀뚜라미, 흰점박이 장수풍뎅이, 지네 등 6종의 곤충을 키우고 있다. 식용곤충과 연관된 연구를 위해 닭과 거위, 기러기 등도 농장에서 함께 사육한다. 곤충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식용곤충산업의 미래가 밝고 나아갈 길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사실 시골에서 흔히 하는 가축사육은 오폐수 배출과 그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종종 주변과 마찰을 빚는다. 하지만 곤충은 깨끗하게 정리된 실내에서 사육되며 상품은 환경 친화적인 미래식량으로 영양도 만점이다.

    특히 단백질 함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쇠고기가 20.8%, 돼지고기는 18.5%인데 반해 식용으로 제일 많이 알려진 거저리 유충의 경우 50.3%에 달하는 고단백 영양식품이다.

    그가 차별화된 방식으로 가장 심혈을 기울여 사육하고 있는 곤충은 거저리. 섭씨 23~24도의 하우스 내 밀실사육장에서 키우는 거저리는 밀기울을 주식으로 친환경 배추와 무를 먹으며 성장한다.

    사랑하는 손자 먹이 듯이 자신이 개발한 비밀 노하우가 담긴 간식도 정성들여 먹이며 키우고 있다.

    상품화하기 전 3일 동안 절식 후 살짝 데치고 저온에 직접 볶아 만든 거저리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어서 ‘고소애’라고 이름 붙였단다. 그냥 먹어도 되고 분말로 만들어 천연조미료로 먹기도 한다.

    김 대표는 또 건강을 지키는 보조식품으로 굼벵이, 양파, 배, 호박 등으로 각종 중탕을 만들어서 판로를 넓혔다.

    청계도 사육하고 있다. 곤충 사육할 때 식재료로 사용할 시기가 지나 성충이 되면 닭의 먹이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곤충을 먹고 자란 청계의 알은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 지난번 전국적인 살충제 계란파동 때에는 농장에 난리가 났다. 너도나도 계란 좀 팔라고 하는 바람에 그의 휴대전화는 불이 났다고 한다.

    메인이미지
    김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는 의령군 귀농귀촌연구회 장터 모습.

    ◆귀농귀촌연구회 회장 맡아 사회봉사 활동도= 그는 귀농인으로서 의무이행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의령군 귀농귀촌연구회 회장을 맡아 사회봉사 활동도 하고 지역의 음악회도 후원한다. 회원들끼리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힘써 가꾼 농·특산물 판매행사도 갖는다.

    곤충 표본을 만들어 각 학교 자연체험 학습장에 선물로도 주는데 아이들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다.

    물론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지금까지 경험을 거울삼아 앞으로 곤충산업에 좀 더 깊이 매진하고, 수석 야생화와 연계해 농촌관광 농장사업을 더욱더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김 대표는 밝히고 있다.

    글·사진= 배성호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배성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