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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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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65) 전시(전신에), 간조롬이

  • 기사입력 : 2017-09-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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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이 일로 우짜모 좋노. 얼매 전에 마산연극관에 불이 나가 귀중한 연극 자료들이 전시 다 타뿠다는 이바구를 들으이 내 끼 아인데도 우째 그래 아깝겄노. 속이 디비지더라꼬.

    △서울 : 참 안타까운 일이야. 이번 화재로 마산연극 100년의 기록들이 모두 잿더미가 된 거잖아. 이 불로 인해 무려 7000여 점의 자료가 소실됐다고 하더라고. 그중엔 1921년 마산연극 최초로 창동의 소극장 ‘수좌(壽座)’에서 공연된 ‘소인문예극’ 관련 자료를 비롯해 각종 기사 원본과 연극 서적, 사진 자료 등도 있었다더라고. 그런데 전시가 무슨 뜻이야? 전쟁중을 말하는 건 아닐 거고.

    ▲경남 : 전쟁중은 아이고.ㅎㅎ ‘전시’는 경남말로 ‘전부’나 ‘온통’을 말하는 기다. 일반적으로는 ‘전신에’라 칸다. ‘온 전시 멍이 들었다, 갖고 있능기라꼬는 전신에 이거빼이다’ 이래 캐쌓는다. ‘전시에’는 ‘全身(전신)에’에서 온 기라. 강조형으로 ‘전신만신(全身萬身)에’도 씬다. ‘메칠 집 비았더마는 전신만신에 흐치놓고 마굿간이 따리 없어예’ 칸다 아이가. 연극관에 자료들을 간조롬이 정리를 해 나았을낀데 몽창 다 시꺼멓이 타뿐 거를 보고 연극인들 맴이 얼매나 아팠겄노.

    △서울 : 연극인들뿐만 아니라 소식을 들은 지역 사람들도 마음이 아팠을 거야. 그런데 ‘시꺼멓이’는 ‘새카맣게’를 말하는 거 같은데, ‘간조롬이’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경남 : ‘시꺼멓이’는 ‘새카맣게’를 말하는 거 맞고, ‘간조롬이’는 ‘가지런히’란 뜻인 기라. ‘간조럼이’, ‘간주렘이’, ‘간주룸이’, ‘간주림이’라 카기도 하고. ‘공부 다 했으모 책을 간조롬이 해 나아야제, 물건을 간조롬이 나아라’ 캐쌓았다. 그나저나 지역 연극인들이 연극관을 되살릴라꼬 모금운동을 벌인다 카이 니캉내캉도 쪼깨이 도와주야 안되겄나.

    △서울 : 당연히 그래야지. 이참에 행정기관도 지역의 역사자료를 보관하는 시설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디 챙겨보고. 허철호 기자

    도움말 =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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