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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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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공무원 세상- 양영석 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17-09-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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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부터 공무원 육아휴직수당이 첫 3달간은 2배로 올랐다. 민간분야 인상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지만 아직도 많은 사기업 여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쓰기도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하면 비난여론 무마를 위한 끼워넣기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앞서 경남도의회는 도청 공무원의 자녀 군 입영행사 참석을 위한 특별휴가 도입과 도교육청 공무원의 학교 재량휴업일·개교기념일 등 휴업일을 이용한 연간 5일 이내 학습휴가를 신설하는 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휴가는 듣도 보도 못했다.

    ▼최근 한국납세자 연맹은 ‘공무원 실질 평균연봉이 8853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중 상위 7.15% 안에 든다’고 발표했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공무원 1명을 유지하는 데 연간 지출되는 비용이 평균 1억799만원으로 집계됐다. 퇴직공무원 평균 재직 기간이 28년임을 감안하면 공무원 1명을 유지하는 데 총 30억2384만원이 든다. 지난해 말 기준 군인을 제외한 공무원연금 가입자 110만7972명에 공무원 1인 유지비용을 곱해 연간 공무원 인건비를 구하면 120조원으로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7.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경기 침체로 민간부문 근로자의 임금·복지혜택은 정체됐거나 줄어드는 반면 공공부문의 처우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사활을 걸고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을 마냥 탓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쥐꼬리만 한 월급에 시간 내기도 힘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가질 수 없는 직장인이 부지기수다.

    ▼공무원은 국민의 고용인이지만 사회적·경제적 지위는 점점 올라가 저 위에 있다. 그 수는 갈수록 늘어 주위에 공무원 없는 가정을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일자리 추경으로 하반기 공무원을 기존보다 1만명 더 뽑고 있으며, 내년 채용 규모는 6만명 이상으로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공공부문이 일자리 문제의 궁극적 해법이 될 수 없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량으로 늘리는 것은 생산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 개선에도 역행한다. 앞으로 공무원들을 부양해야 할 후세대가 안쓰럽다.

    양영석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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