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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름은 청춘] 경남 청년 위한 잡지 만드는 류설아 씨

우리만의 수다를 경청하려 ‘경청’ 만드는 경청

  • 기사입력 : 2017-09-2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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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청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보수텃밭이라는 지역에서, 지잡대(지방의 잡다한 대학)로 불리는 학교에서, 인서울이 표준이 되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경남 청년들은 괜찮은 걸까. 이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경남 청년들에게도 그들만의 목소리가 있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모아 담은 작은 잡지도 만들었다.

    ‘경청’, ‘경남 청년’의 줄임말이자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이중적 의미다. 이 잡지의 중심에는 편집장 류설아(27·창원)씨가 있다. 경청 기획자이자, 현재 경청 3호를 준비 중인 그를 만났다.


    ▲경청은 왜 만들어졌나

    “정치에 참여할 기회도, 여러 문화를 즐길 기회도 모자란 경남에서 태어난 청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보라고요? 경남 청년들의 독립잡지인 ‘경청’은 우리 수다로 경남의 정치도, 문화도 바뀔 것이라 믿어요.”

    설아씨가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경청’을 소개하는 글이다. 설아씨는 학창시절을 모두 지역에서 보낸 경남 토박이 청년이다. 그가 잡지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두 가지다.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고, 글을 쓰고 싶었다.

    “당시(2015년) 정치에 불만이 많았어요.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욕을 하고 인터넷에서 한탄하곤 했는데, 그런다고 바뀌는 건 없잖아요. 우리들의 목소리를 전해 줄 확성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글쓰기를 좋아하니 잡지를 만들어 보기로 했죠. 언론을 표방하거나 정치적인 목적은 아니에요.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목소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폭 넓게 담고 싶었어요. 우리끼리 소통할 수 있고, 우리 이야기가 다른 세대들에게도 전달되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죠.”

    그렇게 2016년 3월 발간된 경청 1호 목차는 이렇다. △홍준표 도지사 도정 3주년 돌아보기 △서울청년 VS 경남청년 △반값등록금, 실현되었습니다? △경남은 왜 새누리당의 텃밭이 되었나 △경남 청년단체 소개 △정치인 인터뷰 △경남FC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경남청년이 사는 이야기 △경남 문화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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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설아 경남 청년 잡지 ‘경청’ 편집장이 25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청년유니언 사무실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대학생들과의 대화 내용을 담은 벽보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1호 그리고,

    첫 잡지는 기획부터 발간까지 1년이 남짓 걸렸다. 마음 맞는 청년 9명이 모였고, 돈을 갹출해서 작업을 시작했다. 비용부터 참여자들의 의견 조율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그래도 설아씨는 재미있는 기억이 더 많다고 했다.

    “잡지를 만드는 9명의 청년들이 모두 취준생(취업 준비생)이었어요. 다들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은 이것 뿐이라고 이야기 했고, 그랬기에 열정도 대단했죠. 다투기도 많이 했지만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이들은 곧 이어 2호를 준비했다. 설아씨는 잡지 발행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 (DAUM) 스토리펀딩’에 ‘경청’ 기획물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7612)을 연재했다.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펀딩비 100만원이 모였고, 이 금액을 토대로 잡지 2호를 완성했다. 2호는 조만간 온라인용으로만 배포할 예정이다.

    현재는 3호를 준비 중이다. 앞서 참가했던 청년들 중 일부와 새롭게 참가 의사를 밝힌 청년들도 함께한다. 이와 함께 잡지를 지속적으로 발간할 수 있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잡지를 만들어 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제가 없더라도 청년들의 잡지가 꾸준히 만들어지길 바라요. 그래서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또 더 많은 청년들의 참여도 기다리고 있어요.”



    ▲청년 활동가 류설아

    설아씨는 경청을 만들면서 청년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현재 그는 경남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이자 창원시 창원정책청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러한 활동이 소위 돈이 되진 않는다. 생활비는 학원 강사일과 아르바이트 등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시간들은 청년들을 위한 활동을 하는 셈이다.

    “저도 경청을 만들기 전까지 니트족에 가까웠어요. 휴학을 하고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지냈죠. 그런데 잡지를 만들고, 청년 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졌죠. 저와 비슷한 또는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문제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안 정책이 필요한데, 이러한 정책을 만들 때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잡지를 만드는 일과 동시에 청년 활동도 하기로 결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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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설아 경남 청년 잡지 '경청' 편집장이 25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청년유니언 사무실에서 '경청' 봄호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김승권 기자/


    ▲청년에게 정치란

    많은 사람들이 설아씨에게 묻는다. 정치를 하고 싶어서 이러한 일들을 하는 것 아니냐고. 그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금 불편하다.

    “제가 하는 일들의 목적을 왜곡하는 것 같아 불편해요. 솔직히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꼭 안 할 이유도 없지만, 저는 소설가가 꿈이 거든요. 게다가 현실적으로 기탁금도 없어요.(웃음) 다만 경남에 청년 정치인은 더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청년의 목소리는 스스로가 가장 잘 이야기 할 수 있잖아요. 지역에서 청년 의원 할당제 등이 이뤄지면 좋겠죠.”

    또 그는 보다 많은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많은 청년들이 정치라는 말만 들어도 거부감을 가져요. 그리고 정치에 관심 없는 것을 쿨하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어요. 하지만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청년 개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청년들이 사회에서 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어요.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만드는 데도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 청년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어요.”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어서

    그렇다면 그는 왜 청년 잡지를 만들고 청년 활동가의 삶을 살고 있을까. 그는 “개인적으로는 이 삶에 만족하기 때문이고, 넓게는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뀌길 바라기 때문이다”고 했다.

    “많은 청년들이 각자의 삶이 너무 힘들어서 청년의 문제를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누군가 나서서 청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제가 작지만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만족감이 커요. 작은 활동이라도 청년들의 삶의 질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수 있을테니깐요.”

    메인이미지류설아 경남 청년 잡지 '경청' 편집장./김승권 기자/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마지막으로 지역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청년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하고 싶은 걸 제대로 하려면 정책이 바뀌어야 해요. 정책은 연구원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정책 대상자인 당사자들이 이야기를 해야 알 수 있거든요. 지금 경남도에서 청년기본조례를 준비 중이에요. 많은 청년들이 이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만 내 줘도 많은 것이 변할 것 같아요.”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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