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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벽- 전강준(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7-09-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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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공간에 대한 이해가 상충하기 시작한 것은 아마 80년대였던 것 같다. 서울, 경기 등을 중심으로 재개발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단지 내 일반아파트와 임대아파트 주민 간 적지않은 충돌이 있었던 것을 매체의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개 일반 아파트와 영세 시영아파트 간 갈등이 깊었고, 심한 경우는 주민들 간 통행이 불가능하도록 담을 막거나 그 위에 철조망까지 설치했다. 이것은 못사는 동네 얘들과는 어울리면 안 된다는 뜻이 숨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시영아파트 단지 애들과 놀지마라”며 생일파티도 못하게 했다 한다. 결국 어른들의 편견이 아이들의 순진함을 두 쪽으로 갈라놓았던 것이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옛 공진초교 자리에 들어설 특수학교를 두고 인근 주민들 간 대립이었다.

    지난 5일 열린 주민토론회에서 지적장애 딸을 가진 한 부모가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에 한방병원을 짓기를 희망하는 주민들은 “쇼하지 말라”라는 말로 극렬한 반대를 보였다.

    이 사건을 보면서 수십년 전에 있었던 일반아파트와 시영아파트 간의 싸움이 묘하게 교차된다. 위의 묘함이란 아파트 주위의 공간적인 문제로, 주위 공간을 어떻게 봐야 할지에 모아진다. 내가 사는 곳에 혐오시설은 물론이거니와 문화적인 이미지를 흐리게 하는 어떠한 것조차도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강서구 가양동의 아파트촌에 한방병원이 들어서면 동네가 자랑스럽고, 아파트 가격이 올라 재산가치를 보존받을 수 있겠지만 그게 사람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빈부의 격차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 수십년 전의 아파트 문화가 한치도 변함없는 현재의 모습에 놀랍기만 하다.

    우리지역도 비슷했다. 몇 달 전 창원 북면.

    창원 북면 5일장 재계약을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곳은 예초 행정용지로 119안전센터나 복지시설 등이 들어설 곳인데, 5일장이 계속 들어서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5일장이 설 때 소음과 주차문제 등의 문제가 표면상의 이유였지만, 빈 공간에 문화복지시설 등이 빨리 들어서 한 동네를 형성하는 요소를 갖추자는 것이 속내였다고 볼 수 있다.

    또 도내의 마산과 진해의 한 지역. 서울 가양동의 특수학교 문제와 비슷한 갈등이다.

    마산의 옛 구암중 활용방안과 진해 웅천초교의 이전 후 활용방안이다. 교육청은 옛 구암중을 대안학교로, 웅천초교는 임시 특수학교로 활용하는 방안인 모양이다. 구암과 웅천의 주민들은 바로 반대했다. 도교육청이 주민 의견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고 추진의향을 비췄다는 것이다.

    쉽게 풀릴 문제는 아닌 듯 하지만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이번 드러난 사건 등을 보면서 특수학교가 혐오시설인가, 장애인은 기피 대상인가, 5일장이 우리동네에서 없어져야 할 대상인가, 대안학교는 동네를 버리게 만드는가, 동네를 왜 쾌적하게 만들지 못하게 하는가, 왜 우리동네인가, 그러면 대안이 없는가.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단지 어른들의 편견으로 마음속의 높은 담은 쌓지 않았으면 한다.

    전강준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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