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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녀상열지사와 데이트폭력- 왕춘우(창원중부경찰서 가음정파출소 경위)

  • 기사입력 : 2017-09-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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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음 위에 댓잎 자리를 펴서 임과 나와 얼어 죽을망정. 얼음 위에 댓잎 자리를 펴서 임과 나와 얼어 죽을망정. 정 둔 오늘 밤 더디 새소서, 더디 새소서. 알아주소서, 임이시여. 원대 평생에 여읠 줄 모르고 지냅시다.”

    ‘남녀상열지사’라는 고려가요 만전춘(滿殿春)의 구절이다.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남녀간의 사랑은 지고지순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하지만 세월을 지나면서 바뀌어 동등한 인격체의 만남이 아닌 승자독식의 원리처럼 일방이 소유하는 개념이 돼 가는 것이 현실이 됐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2016년 8367건, 2015년 7692건, 2014년 6675건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2014년을 기준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심지어 2015년까지 데이트폭력으로 숨진 피해자는 233명으로 한해 평균 46.6명이나 된다.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라는 폭력의 강변은 사랑이 아니다. 남녀간에 언어·정서·경제·신체·성적폭력이 처음 시작된 시기는 사귄지 6개월 미만이 대부분이고, 데이트폭력을 경험한 여성응답자의 과반수가 연인관계 초반에 이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배우 김혜자의 책의 제목처럼 남녀상열지사로 시작된 사랑이 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 얼룩지지 않기를 바란다.

    왕춘우(창원중부경찰서 가음정파출소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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