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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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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아, 건강을 부탁해

■ 걷기의 효과와 방법
걷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운동
심뇌혈관 질환 감소, 인지기능 개선 등에 효과

  • 기사입력 : 2017-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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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성인들이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운동은 무엇일까? 바로 걷기다. 걷기는 국민운동이라 불리는 등산, 헬스, 자전거보다 즐기고 있는 인구가 3배 이상 많은 명실상부한 국민운동이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경제적인 투자 없이도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유산소 운동이고 누구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걷기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연히 알고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신체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걷기로 얻을 수 있는 의학적 효과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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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뇌혈관 효과= 걷기는 심장 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을 약 30% 이상 줄여준다고 한다. 규칙적인 걷기가 혈압을 떨어뜨리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증가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감소시킨다. 혈관 내 지질이 감소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혈압, 지질뿐 아니라 혈당도 같이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다양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체중 조절 효과= 운동이 체지방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같은 시간 시행한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걷기 운동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는 각각 6%와 5.7%의 체지방 감소효과를 보인 반면 걷기는 무려 13.4%의 체지방이 줄었다. 강도 높은 운동은 지방보다 근육 내 탄수화물을 먼저 에너지원으로 쓰지만 15분 이상의 걷기는 지방을 분해시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몸무게 60㎏인 사람이 하루 30분간 3.6㎞를 걸을 때 소모되는 열량은 빵 한 개의 열량에도 못 미치는 150칼로리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른 운동보다 지방 연소를 더 시키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심리적 안정 효과= 오래 걸을수록 체온이 상승하며 혈액 순환이 빨라지는데 순환이 잘 안 되던 말초까지 혈액순환이 되고 신진대사를 높여준다. 규칙적으로 걷게 되면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자율 신경 작용이 원활해지면서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정신적인 안정을 찾아준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걷기가 우울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30분간 바쁜 걷기를 하면 상당한 우울증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스트레스와 불안을 감소시키는 역할도 한다.

    ◆인지기능 개선 효과= 일반적인 성인은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해마 부위가 1년에 약 1~2% 감소하고 노년이 되면 해마의 축소는 급속도로 진행된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 1년 동안 지속적인 걷기 운동을 하면 해마의 크기를 키울 수 있으며 건강한 뇌로 회복하여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걷기는 뇌를 포함한 전신의 혈류를 증가시키며, 지속적으로 걷기를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인 해마와 전두엽의 크기가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전두엽이 활성화되면서 집중력과 순발력이 향상된다.

    ◆골다공증 예방 효과=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제를 충분하게 복용하더라도 운동하지 않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뼈는 자극을 받으면 그 부위를 더 굵고 강하게 만들어 강도를 높이는 재형성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걷기가 최선의 치료법 중 하나인 이유는 걷기 자극을 통해 뼈가 지닌 재형성 능력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된다. 낮 시간 야외에서 햇빛을 받으며 걷기 운동을 하면 뼈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D의 체내 합성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뼈 자극을 통한 골밀도가 증가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암 사망률 감소 효과= 유방암과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하루 30분 이상의 걷기 운동을 하면 약 50%가량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은 종양을 형성하고 증식시키는 세포를 만들어내는 염증을 감소시키고 종양 성장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수명연장 효과= 걷기는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매일 25분씩 빠르게 걸을 경우 수명을 최고 7년이나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독일의 연구팀에 의해 발표되었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이 6개월 이내에 신체 내 손상된 DNA를 복구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장기간 연구에 따르면 하루 30분 정도 꾸준히 걸은 사람은 주로 앉아서 생활한 사람보다 사망률이 22%나 감소했다.

    ◆걷기의 바른 자세= 걷기 운동은 쉬워 보이지만 하지의 모든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이 조화를 이루면서 동시에 일어나 몸의 중심을 이동시키는 복잡한 과정이다.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한데 잘못된 자세로 오래 걷는다면 허리를 비롯한 여러 관절의 통증을 유발할 수가 있다.

    올바른 자세로 걷기 위해서 평소 근력운동이 필요하다. 보행 시 가장 중요한 중둔근을 비롯하여 허벅지 내외전근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중둔근은 걸을 때 체중을 지지하고, 앞으로 나가게 해주는 근육이며, 약화됐을 경우 엉덩이가 좌우로 흔들려 보행 안정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제대로 걷기 위해 강화해 줘야 하는 근육이다. 중둔근은 주로 다리를 벌릴 때 사용되는데 옆으로 누워 한쪽 다리를 올리는 운동이 중둔근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된다. 걷기 자세도 좋아지고 엉덩이도 탄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걸을 때 허리를 곧게 펴고 걷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는 보행 시 어깨와 골반을 연결시키는 축의 역할을 한다. 축이 구부러지거나 휠 경우 축에 받는 하중에 증가하게 되고 상하지 간 연결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어 허리·하지 관절에 부담을 주게 된다. 가슴, 등, 어깨를 펴 목과 어깨의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과 후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어깨에 힘을 빼고 팔은 자연스럽고 힘차게 흔든다. 팔꿈치는 90도 정도로 자연스럽게 구부리고 운동효과가 배가되도록 리듬감 있게 흔든다. 발끝이 바깥이나 안쪽으로 향하지 않게 11자로 걸어야 하고, 뒤꿈치부터 땅에 닿도록 하고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서로 닿도록 걷는다. 보폭은 보통 자신의 키에서 100cm를 뺀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보폭을 크게 하는 것보다는 적당한 보폭으로 자주 움직이는 것이 좋다.

    걷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걷는 속도를 조율해야 한다. 걷는 속도를 시속 0.8㎞ 높일수록 칼로리 소모량은 25% 증가한다. 하지만 계속 빨리 걷기는 힘들기 때문에 본인의 체력에 맞게 속도 조절을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걷기에 좋은 계절이다. 실내에서 나와 시원해진 공기를 만끽하며 걷다 보면 금방 기분도 좋아지고 건강도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덤으로 수명까지 늘어난다니 고마운 운동이 아닐 수 없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희연병원 이상민 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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