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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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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민심 들어보니] 경남도민들의 이야기

“경기침체·청년 취업난 해결책 없을까요?”
최저임금 인상·지역경기 우려
북한 도발·문 정부 안보 걱정

  • 기사입력 : 2017-10-0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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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만날공원 일원에서‘마산만날제’가 열렸다. 북청사자놀음 공연 중 사자 등에 탄 한 어린이가 즐거워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이들은 한결같이 경기침체와 청년층 취업난을 우려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미국의 강경대응, 뾰족한 대책 없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정책이 걱정된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진주에서 고교 동창 모임을 찾은 장모(57·진주)씨는 “정부가 실물경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떤 애로를 겪을지 현실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서 “앞으로 국내에서 갈수록 사업하기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모(57·진주)씨는 “청년실업난에 취업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어렵다. 대학을 나와도 취직 못한 자녀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답답하고 애잔하다”며 “예를 들어 정부가 공기업에 지역인재할당제를 한다는데 경남에서 고등학교 나와 서울서 대학 다니면 지역인재가 아니라고 하니 앞뒤가 안 맞다. 정부가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전망과 지역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선거와 관련해서는 보수색이 강한 경남에서 민주당이 몇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지속될 수 있을까 각각의 시각에서 전망하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현재 공석인 도지사 후보로 어떤 인물이 유력한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마산 어시장에서 고교 동창회를 주관했던 김모(52·창원)씨는 “서울과 부산, 창원 등에서 살고 있는 친구 10여명이 모였는데 경남지역 외의 친구들은 내년 선거에는 민주당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고, 경남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들은 보수정서가 강한 지역이라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어시장 횟집 주인 이모(58·창원)씨는 “추석연휴 때라 동창회 등 단체손님들이 조금 있고 주말에 ‘반짝손님’들이 있을 뿐 평소에는 손님이 적어 걱정이다”며 “빨리 경기가 풀렸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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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창원시 의창구 창원의 집에서 열린 한가위 한아름 한마당에서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차 문화 체험을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추석연휴 기간 거리, 시장, 식당 등에서 만난 도민 중 일부는 북핵과 미국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안보 대응이 부실하다고 꼬집었고, 일부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적폐청산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랐다. 또다른 쪽에서는 경기 회복과 미래먹거리 확보 방안 마련을 위한 정부의 대비가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업주부인 곽모(63·여·창원)씨는 “지난 대선에서는 무능하고 부패한 자유한국당이 꼴보기 싫고 또 민주당도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후보를 찍었지만 지금 문재인 정부가 우려만큼 못하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 “다만 안보는 불안한 게 사실이므로 정세를 잘 살펴서 국민 불안을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김모(32·여·창원)씨는 “문 정부의 적폐청산을 지지한다”면서 “이전 정부가 잘못했던 것을 이참에 바로잡아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왜 정치보복 운운하는지 모르겠고 이번을 계기로 정치인들도 능력이나 청렴도 면에서 업그레이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창원 진해구 경화시장에서 만난 기업인 김모(49·김해)씨는 “정치권의 진영 싸움이나 경남지사 등에는 큰 관심이 없다”며 “외국에서는 40~50만명이 공무원 취업을 준비하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을 펴는 대한민국에 무슨 미래가 있냐고 말하고 있는데, 4차산업혁명시대 우리나라의 미래먹거리에 대한 정부의 대비와 고민이 부실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서민들은 가계부채를 절감할 수 있는 정책이 당장 제시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영업자인 조모(53·창원)씨는 “경기침체가 오래 지속되다 보니 빚을 내서 사업을 연장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수년째 이어지는 경기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책은 물론 자영업자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서민생활 안정대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직장인 손모(48·김해)씨는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기도 바쁜데 금리가 계속 올라 이제 가계소득 만으로는 대출을 갚기 어려울 것 같다”며 “급여소득 증가폭이 이자소득 증가폭을 따라잡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휴라지만 마음 놓고 쉬지 못한 이들도 많았다. 팍팍한 경제사정 때문이다.

    발전소 부품을 생산하는 함안지역 중소기업에 다니는 주모(41·함안)씨는 연휴 중간에도 출근했다. 해외 계약과 관련한 업무처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주씨는 “어떤 이들은 가족들과 긴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한다지만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처지였다”며 “쉬는 것도 좋지만 경기가 살아나야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자동차 부품회사에 다니는 정모(42·창원)씨는 “연휴를 보장받았다지만 사실상 무급휴가나 다름없다”며 “물량이 줄어 쉬는 것이어서 여행을 다니거나 할 여유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사진관을 운영하는 최모(44·김해)씨는 대체휴일로 지정된 날도 모두 가게를 열었다. 최씨는 “집에 있어 봐야 마음도 편치 않고 혹여 손님이 있을까해서 추석 전후 3일을 빼고는 문을 열었다”며 “인근 식당들도 장사를 해 연휴라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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