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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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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의 자치능력 발전 방안 - 최낙범 (경남대 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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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9일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계획 가운데 분권과 자치에 관한 국정과제와 관련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학회와 시민단체들은 여론 수렴과 여론 형성을 위한 토론회와 협의회 등을 활발하게 열고 있다. 대부분은 분권을 위한 헌법 개정과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확충하는 방안들을 거론하고 있다. 하나같이 헌법에 지방분권을 명시하고 중앙집권적인 자치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당한 말이다. 중앙정부가 분권을 하지 않으면 지방정부의 자치는 실현 불가능하다. 그런데 중앙정부의 분권 못지않게 지방정부가 어떻게 자치를 하고 그 책임을 지는가도 중요한 과제인데 그와 관련한 논의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중앙정부가 분권을 하면 지방정부의 자치는 저절로 되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자치의 주체는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이다. 자치의 성패는 자치권의 범위가 넓고 좁고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정부가 자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자치능력은 지방정부의 구성원인 주민이 주인이라는 자치의식과 그것을 생활화하는 자치문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 그 위에 주민을 대표하는 장(長)과 의회 의원들이 주민복리를 위해 의사를 통합 조정해서 결정하고 집행 관리의 책임을 다하는 자치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무원들이 그 자치리더십을 실현할 수 있는 입법정책능력이 있어야 지방정부의 자치는 가능하다. 과연 그러한 자치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중앙정부가 앞장서서 분권을 추진한다는 것은 정말 환영할 일이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치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주민이 주인 되는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자치의식, 장과 의회의 자치리더십, 공무원의 입법정책능력을 함양해야 한다. 그 가운데 먼저 공무원의 자치능력을 함양하고 발전시키는 데 장과 의회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치의 역사와 경험이 짧고 자치문화가 아직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이 자치 전도사가 되어 자치문화를 선도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 장과 의회의 자치리더십과 주민의 자치권을 실현하는 것은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입법정책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치권과 자치리더십은 무용지물이다.


    자치는 지방정부가 주민복리를 위한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지방정부가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책을 형성하고 분석하고 평가하고 결정할 수 있는 정책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지방정부의 입법인 조례와 규칙을 제정하고 운영할 수 있는 입법능력이 있어야 한다. 주권자인 주민, 대의기관인 의회 의원, 집행기관인 장(長), 주민의 봉사자인 공무원, 누가 그런 자치능력을 발휘해야 하는가. 지방정부 공무원은 중앙정부의 명령과 지시에 복종하는 하급행정기관의 지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입법정책능력을 가진 전문가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 공무원의 교육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그 하나로 공무원 정원의 10% 이상을 석·박사 인재로 양성해서 입법과 정책에 관한 지식과 정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정책 분야별로 국내외 연수·연찬회를 주기적으로 실시해서 정책능력을 개발하고 정책전문가로 양성해야 한다. 한편 대학, 기업, 연구기관 등의 전문가와 정책공동체를 형성해서 정책경쟁력을 높여 가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공무원의 순환보직 인사를 지양해야 한다. 공무원의 업무 경험은 중요한 정책자원이고 그 경험을 살리는 것은 입법정책 전문가를 양성하는 하나의 길이다. 분권 추진과 함께 지방정부 공무원의 입법정책능력을 함양하고 발전시켜 주민이 주인이 되는 자치문화를 형성하고 장과 의회가 자치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치시대를 열어 가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최낙범 (경남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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