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맞춤 토박이말] 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⑥ - 말과 글을 가리며 살게 되기를…

  • 기사입력 : 2017-10-10 07:00:00
  •   
  • 메인이미지


    어김없이 돌아온 한글날. 올해는 571돌이라고 합니다.

    해마다 그렇듯이 이맘때가 되면 신문과 방송에는 여러 가지 기별이 나옵니다. 올해 제가 본 기사도 여느 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부활한 국경일 한글날…올해 최초 한글 식순으로 진행”

    제가 가장 먼저 본 기별이었습니다. 이 글이름(제목)을 보고 저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했습니다. 글이름만 보면 ‘그동안 한글날 식을 할 때 한글이 아닌 한자나 영어를 썼다는 말인가?’라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알맹이(내용)를 보면 ‘개식’을 ‘여는 말’로 ‘애국가 제창’을 ‘애국가 다 함께 부르기’, ‘폐식’을 ‘닫는 말’과 같이 쉬운 우리말로 바꾼다는 것이었습니다. 늘 토박이말을 생각하는 저한테는 짜장 반가운 기별이었습니다. 그런데 글이름을 그렇게 붙이고 말았으니 말과 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사는 우리들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에게 ‘한글날’이 어떤 날인가라고 물으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글자, 한글을 만들어 펴낸 날을 기리고 우리 글자가 얼마나 뛰어난 글자인지를 되새기는 날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처럼 누구나 한글날은 우리 글자인 한글을 기리는 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초등 교과서 외래어 우리말로 바뀐다” “행안부, 일본식 한자어 24개 일괄정비”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글날만 되면 위와 같이 우리말을 챙기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한글’과 ‘우리말’을 잘 가리지 못하고 사는 것도 참일입니다.

    우리가 가진 뛰어난 글자를 기리는 날 우리말을 함께 챙기는 것을 나무랄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한글을 기리는 것인지 우리말을 기리는 것인지는 제대로 알고 글을 쓰고 말도 하면 좋겠습니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10월 9일 ‘한글날’에는 ‘한글’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4월 13일 ‘토박이말날’에는 ‘토박이말’ 이야기를 마음껏 하는 것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