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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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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감나무 - 이성환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경제부본부장)

  • 기사입력 : 2017-10-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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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랑이와 곶감이라는 우리나라 전래동화가 있다. 나이 든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아는 매우 유명한 동화다. 호랑이가 왔다 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아이가 어머니가 준 곶감을 보고 울음을 그쳤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곶감이 옛날부터 귀하고 맛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곶감과 관련된 속담들이 있다. ‘곶감뽑아 먹듯’, ‘곶감으로 죽을 쑤어 먹었나’ 등이 있는데 모두 곶감을 재산처럼 매우 귀중한 물건으로 표현하고 있다.

    옛날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감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감나무는 떫은 맛을 지니고 있어 곶감이나 홍시로 가공해 먹었다. 현재 생식으로 널리 먹고 있는 단감은 1910년경 일본에서 도입된 것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전통 감나무와 달리 일본에서 도입된 단감나무는 따뜻한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해 첫 시배지가 일본에서 가깝고 따뜻한 경남지역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단감의 65% 정도가 경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명절 차례상에 오르는 매우 중요한 과일임에도 곶감은 명절에만 잠시 구입하는 물품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특히 경남의 대표 과일이자 농업인의 소득작물인 단감의 소비량이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6대 과일 중에서 2015년 기준으로 단감 연간 1인당 소비량이 3.3㎏으로 최고로 낮다. 최고 소비량이 많은 감귤의 25% 수준이다. 더 문제인 것은 매년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보면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1990년대 전반기에는 6대 과일 중에서 ㎏당 가격이 가장 높았던 품목이 단감이다. 귀하고 비쌌던 감을 소비자들이 점점 찾지 않고 있다. 특히 향후 소비를 주도할 젊은 층에서는 깎아야 먹을 수 있는 단감을 찾지 않는다.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산면적을 조금 줄여야 하고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하여 소비자들이 즐겨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해외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깎아야 먹을 수 있는 과일들의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성환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경제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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