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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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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근한 가슴통증 혹시? 협심증 진단과 치료

운동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가슴에 통증 증세
운동 부하검사와 심장 초음파·CT 등으로 검사

  • 기사입력 : 2017-10-1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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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인에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심장 근육(심근)의 더 많은 펌프 운동이 필요해져서 심근의 산소 요구량이 증가하면, 우리 몸은 자발적으로 관상 동맥이 확장돼 심근에 혈액 공급을 증가시키고 산소 요구량을 충족시키게 한다. 그러나 어떤 원인이든지 이러한 심근으로 충분한 혈액공급이 이뤄지지 못해 산소 요구량과 공급량의 불균형이 발생하면 산소 공급에 민감한 심장 근육은 허혈성 손상(산소 부족으로 세포가 받는 손상)을 받게 되고 우리 몸은 이러한 상황에서 흉통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관상동맥 혈류의 저하로 흉통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들을 협심증이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협심증이라 하면 ‘안정형 협심증’을 이르는 것으로 이는 관상동맥 내부에 동맥경화(또는 죽상경화)가 발생해 내부 직경이 좁아져 혈류량이 줄어들고, 심근의 산소요구량이 증가할 경우 충족할 만큼의 혈류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일상 생활 중에 심근의 산소 요구량이 증가하게 되는 경우는 보행,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의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과식하게 된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죽상경화에 의해 관상동맥의 내경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켜 심근으로의 혈액공급이 감소하게 돼 흉통을 유발하는 협심증이 있는데, 이를 안정형 협심증과는 발생 기전이 달라 변이형 협심증 또는 혈관 연축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협심증의 전형적인 양상은 활동 시 악화되는 가슴 정중앙, 좌측 가슴에 5~10분 내외로 지속되는 통증으로, 흉통의 특성은 환자들의 표현으로는 ‘뻐근하다’, ‘짓누르는 것 같다’, ‘꽉 조이는 것 같다’, ‘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이 화끈거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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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은 좌측 어깨나 팔, 턱, 목, 명치 부위 등으로 방사되기도 하며, 흉통 발생 당시 식은땀이 동반되기도 한다. 휴식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또는 스프레이)의 투여에 의해 흉통 증상이 완화되는 것도 협심증 증상의 중요한 특징이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비전형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기 때문에 명치 부위로부터 턱에 이르는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라도 협심증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협심증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MH연세병원 심장내과전문의 이대성 과장은 “실제로 목의 통증, 소화불량, 어깨의 통증으로 이비인후과, 소화기내과, 정형외과를 먼저 찾았다가 뒤늦게 협심증으로 진단받는 환자의 경우도 드물지 않다”며 “고령의 환자나 당뇨환자에게서는 통증 감각이 무뎌져서 통증 없이 활동 시 발생하는 호흡 곤란 증상이 주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심증 자체에 대한 특이할 만한 신체검사 소견은 뚜렷하지 않으며, 안정형 협심증의 경우 심전도 소견은 정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이 운동하게 되면 심근의 산소요구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협심증 환자의 경우, 혈관 내경이 동맥 경화로 좁아져 있어 혈액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면 심근 허혈이 생기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안정 시 정상이었던 심전도에도 파형의 변화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근거로 협심증을 진단하는 검사가 운동 부하검사다. 그러나 협심증 환자에서 이러한 운동 부하검사의 파형의 이상 소견이 발생하는 경우는 70% 정도이며, 나머지 환자들에서는 운동 부하검사에서 정상으로 나타난다.

    심장 초음파 검사는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검사하는 것으로 안정 시에도 심근허혈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심한 관상동맥의 협착이 있는 경우에는 관상동맥이 분포하는 영역의 국소벽 운동장애를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는 국소벽 운동장애가 보이지 않아 협심증이 의심된다면 진단을 위해 추가적으로 운동 또는 약물 부하 심초음파검사를 통해 평가해 볼 수 있다. 이외에 핵의학검사를 이용해 협심증 진단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최근 전산화단층촬영(CT) 기술의 발달로 심장의 3차원 구조를 재건할 수 있게 돼 CT를 통해 관상동맥 협착의 위치와 정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관상동맥 주위 석회화 영향 등에 의한 위양성 소견이 있을 수 있어, 관상동맥의 협착이 의심되는 병변에 대하여는 추가적인 확진 검사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조영술은 대퇴동맥이나 요골동맥을 통해 카테터(catheter)라는 가늘고 길다란 관을 넣어 관상동맥까지 찾아 들어간 후 조영제의 약물을 주입하면서 혈관을 촬영하는 검사로 협심증을 확진하는 방법이다. 진단 후 병의 중증도에 따라 협심증 치료법인 관상동맥 중재술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

    협심증의 치료는 크게 내과적인 약물요법, 관상동맥 중재술, 관상동맥 우회수술 등 세 가지 방법이 있고, 환자의 협심증 발병과 악화 위험요소를 개선하는 일반적인 치료가 병행된다. 협심증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약물치료이며, 동시에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동반된 질환의 치료, 흡연·비만 등 위험요소의 교정 등이 필수적이다. 약물치료에 있어 아스피린과 지질강하제의 투여는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므로 금기사항이 없는 한 모든 협심증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관상동맥 중재술이란 수술하지 않고 관상동맥 조영술과 같은 방법으로 시행하게 되는데, 관상동맥에 위치된 카테터를 통해 좁아진 관상동맥 안으로 아주 가느다란 특수 기구(풍선, 스텐트)들을 삽입해 체외에서 조작을 통해 기구를 팽창시킴으로써 좁아진 혈관 부위를 영구적으로 확장시켜 주는 치료다. 현재는 관상동맥 중재술이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질병의 개선이 어려운 중증의 협심증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일차 표준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널리 사용되고 있다.

    관상동맥 우회수술은 다혈관에서 심한 관상 동맥 협착이 있거나 관상 동맥 중재술이 불가능한 병변에서 대안적인 치료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치료 효과는 관상동맥 중재술과 비슷하며, 재발률이 비교적 낮으나 고위험도의 수술, 이에 따른 합병증, 후유증 발생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대성 과장은 “대부분의 질병이 그러하듯이 협심증에서도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지만 일단 병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치료를 잘 받고 생활습관을 철저히 관리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협심증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로는 고령, 흡연, 음주, 고혈압,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가 있으며 그 외 비만, 비활동성, 가족력, 고중성지방혈증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위험요소를 적절하게 관리해 협심증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라고 강조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만성 성인병 발생이 증가하는 4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중증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검진 결과 이상이 의심되면 즉시 전문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가족력 등 다른 위험요인이 있다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 이대성 MH연세병원 심장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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