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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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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우조선의 부적절한 학벌주의 조장 채용

  • 기사입력 : 2017-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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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대우조선해양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 절차는 비난받을 소지가 충분하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구)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신입사원 선발 때 대학 서열표를 만들어 서류전형 평가기준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5개 학군으로 나눠 1군은 수도권 최상위권 대학, 2군은 수도권 상위권 대학과 지방국립대로 한정하고 기타 지방대는 5군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김 의원은 졸업한 대학에 따라 아예 서류심사 통과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한 데다 면접에서도 출신 대학을 안배했다고 밝혔다. 이는 학벌로 사원을 채용하는 낡은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와 배치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런저런 변명을 하고 있지만 엄연히 대학별 채용 서열표가 존재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어느 학교 출신이냐에 따라 차별하는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거나 다름없다. 학벌주의는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을 구조화시킨다.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여러 병리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입시경쟁은 지나친 과외와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로 이어졌다. 지위상승의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임금차별도 여기서 비롯됐다. 특정대학을 중심으로 한 패거리 문화도 형성됐다. 특히 지방대의 휴학생이 늘어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방대 위기는 결국 지방의 위기로 이어졌다.

    비단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라 능력보다 간판을 중시하는 채용, 승진 관행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지 않다. 새 정부 들어 공공부문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전면 시행키로 한 것은 학력과 스펙 등 차별적 판단 요소를 차단하고 실력으로 취업의 문을 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만큼 지방대생에게도 똑같은 출발선에서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야 할 회사다. 이른바 집안 배경도 없고 명문대 출신도 아닌 ‘흙수저’ 청년들에게 실력 하나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희망을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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