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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거제시, 관광산업 큰 그림 그려야 할 때- 정기홍(거제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7-10-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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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가 최근 거제를 찾은 관광객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관광객 중 ‘20~30대’ 젊은 층의 비중이 39.2%로 가장 많았고, 지역별로는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 거주자가 31.8%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의 81%가 재방문하고 싶다고 했고, 82.2%가 주변에 추천하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요즘 20~30대 상당수는 한국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삶의 즐거움을 누리고,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이들이 거제도에 대해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의미 있게 받아들여진다. 이웃나라 중국, 일본을 비롯, 아시아와 다른 대륙의 사람들도 같은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매우 높게 보이기 때문이다. 이쯤이면 거제시는 최소한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새 판을 짜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틈만 나면 여행을 즐기는 젊은층은 서울, 제주도, 부산, 전주, 경주 등이 이미 식상할지도 모른다. 거제도는 수도권서 가장 거리가 멀지만 여기서 매력을 느끼는 것은 아마 ‘거가대교’에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거가대교에 들어서는 순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다리와 바다의 아름다움에 빠져 크고 작은 탄성이 나오게 마련이다.

    건축물의 아름다움이나 스토리를 지닌 파리의 다리들, 런던의 타워 브리지, 프라하의 카를교, 부다페스트의 란치드 브리지,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등 세계적인 다리가 여행객을 유혹하지만 파란 바다 위를 달리는 거가대교 진입 전에 48m의 세계 최고 수심인 해저터널이 있고, 대통령 별장이었던 저도를 통과하며 차창으로 대통령들이 쉬었던 인공해수욕장과 건물이 가까이서 보이는 등 ‘비경+스토리’를 함께 지니고 있다. 거제도는 입구부터 혼을 빼 천상 관광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관광객들은 거제 관광의 대표적인 곳으로 해상식물원인 외도(35.8%), 바람의 언덕(15.6%), 학동흑진주몽돌해변(11.1%) 등을 꼽았다. 모두 ‘거제 8경’에 선정돼 있는 명소다. 특히 외도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수·목드라마 ‘병원선’의 촬영지로 애용돼 주인공 하지원과 함께 한류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섣부른 기대감을 낳게 하기도 한다.

    거제시는 지난 8월 국방부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은 동백섬 ‘지심도’에 예술을 입히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대통령의 하계별장이었던 ‘저도’는 곧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또 내년 산달도에 연륙교가 준공되고, 그 다리에 번지점프대가 설치될 계획이다. 한려수도가 내려다보이는 ‘학동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가 내년 2월께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한창 공사 중인 국내 최대의 돔형 테마식물원이 내년 개장한다.

    뿐만 아니라 거제도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널리 알려진 명소 외에도 그 명소보다 더 좋다는 곳이 산재해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두 개의 세계적인 조선소를 끼고 있어 지난 수십년 동안 선진국 수준에서 생활했던 거제시가 조선업 불황으로 어느 지역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여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를 예견한 듯 거제시는 오래전부터 관광업에 투자하고 있다.

    조선업은 다시 호황을 맞을 것이고, 또다시 불황을 겪을 것이다. 거제시는 굴뚝 없는 산업 ‘관광산업’의 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경남도, 정부와 힘을 합치고,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불러들여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정기홍 (거제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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