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가고파] 서재- 이종훈 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7-10-17 07:00:00
  •   

  •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공간이 서재(書齋)일 것이다. 사색하고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는 공간을 가진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쉽게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의 로망 중에 하나가 바로 서재라고 하는 것 같다. 서재는 꼭 독서만을 하기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친구들과 차 한잔 마시며 우정을 나누거나, 마음을 다스리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그리고 때로는 침실이 되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주로 사랑채를 서재로 사용했다. 항상 책과함께 하고 있는 선비가 머무르는 곳이라 해서 서실, 또는 책실·책방이라고 했다. 향교나 서원에서 스승이 있는 곳을 서재라 부르기도 했다. 사랑채조차 지닐 수 없는 가난한 선비는 사랑방의 한쪽에 벽장이나 다락을 만들고 서책을 거기에 보관해 두고는 늘 꺼내보는 일로 만족했다고 한다. 선비들은 자기가 거처하는 서재에 당호를 지어 편액(간판)을 만들어 걸어두기도 했다.

    ▼최근에는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국민이 추천한 도서들로 꾸며 놓은 ‘대통령의 서재’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국민인수위원회가 시민들로부터 대통령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나 국정운영에 참고할 만한 책을 추천받아 이 중 580여 권을 선정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마련한 공간이다. 항상 국민의 생각을 가까이 듣고 공감해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지식인들의 서재는 어떤 모습일까. 네이버가 2008년 8월부터 소개한 지식인 100인의 소재를 들여다보면 아주 흥미롭다. 자신의 서재를 ‘책이 있는 모든 공간’, ‘고해성사’, ‘만나는 곳’, ‘곡식창고’라며 다양한 관점에서 소개했다. 소설가 한강은 ‘전화 부스’라고, 수녀 이해인은 ‘마법의 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크고 멋있는 서재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공간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이종훈 정치부 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종훈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