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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과거형’에 얽매여선 안돼- 김재익(남해하동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7-10-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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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군 지역을 뒤흔들었던 사무관 승진 청탁과 관련한 뇌물수수 사건, 일명 ‘매관매직 사건’이 지난달 21일 대법원 판결로서 일단락됐다. 지난 2015년 8월 지역언론이 보도하면서 불거진 이 사건은 2년여 동안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역민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과 갈등의 불씨를 제공했다. 판결로서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남해지역에서는 박영일 군수의 거취를 압박하는 등 여진이 없지 않다.

    시간이 상당히 흐른 만큼 이 사건을 정리해본다. 사건은 지난 2015년 3월 남해군의 한 공무원이 사무관 승진청탁을 하면서 군수 전 비서실장에게 3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개요는 간단하다. 이 과정에서 청탁 공무원의 가족과 인척이 연루되고 돈을 비서실장에게 전달한 사람 등 관련자는 6명으로 모두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벌금형이나 실형의 유죄가 확정됐다. 공직사회의 청렴이 강조되는 시대에 얼굴을 들지 못할 부끄러운 사건임에 분명하다.

    박 군수는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군정을 책임지는 군수로서 이번 일로 인해 남해군의 위상을 실추시킨 점에 대해 군민들에게 유감을 표했다. 군수직 사퇴를 요구하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군수는 이 사건이 불거질 당시 인사권자로서 매관매직의 주범으로 몰렸지만 그동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혐의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그러나 지역의 일부 정당이나 시민단체는 박 군수의 입장과 생각이 다르다. 군정 최고 책임자인 박 군수의 책임을 묻고 있다. 박 군수가 지난 2015년 9월 기자회견에서 “매관매직 의혹이 사실이면 미련 없이 직을 내려놓았을 것”이라고 했던 말을 문제삼고 있다. 관련자들의 혐의가 입증된 만큼 발언을 책임지라는 것이다. 정당과 시민단체연합은 박 군수가 사퇴하지 않는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군수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불출마 선언’이라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 군수는 본인의 혐의가 있고 없음을 떠나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건의 핵심이 군수의 권한인 인사에 관한 문제이고 사건 당사자가 군수 자신과 지근 거리에 있는 비서실장이 연루된 것이다. 상당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당이나 시민단체의 요구가 결코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법치주의 국가에서 지나치게 도의적 책임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요구가 정도를 넘어서면 본래의 순수성을 잃게 되고 내년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의도나 목적이 담긴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남해군과 군민 입장에서 본다면 매우 불행한 일이다. 남해군은 이 사건이 지역에서 논란의 쟁점이 된 이후 크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군수 취임 후 1년이 막 지나 군정에 탄력이 붙으려는 시점에 사건이 터져 나왔다. 군정 수행의 동력이 약화되고 그로부터 마무리까지 2년이 넘게 걸렸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1일 이전에는 ‘진행형’이었다면 재판 전체가 마무리된 그 이후에는 ‘과거형’이다. 과거에 얽매여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례를 우리는 과거의 많은 정치적 사건에서 경험한 바 있다. 과거의 잘잘못에 대한 판단은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인 군민들의 몫이다. 지금은 남해군의 미래를 더 걱정할 때이다.

    김재익 (남해하동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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