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길
멀고도 너무 멀어
노오란 꽃잎 한 장
강물에 띄웁니다
혹여나 가슴에 닿아
꽃이 되어 피라고
무너져 내려 앉던
그 날의 시간 위에
마음 앞서 밀려오는
그리움을 적습니다
사랑이 불꽃으로 피는
이 가을을 적습니다
☞ 가을 서정이 가득 들어있는 시조입니다. 게다가 시인의 서정까지 품은 이 작품은 낭만적이기까지 합니다.
왜 가을이면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강렬해지는 것일까요? 그것들을 치유하느라 그리움이란 그리움을 죄다 불러내어 가을편지를 쓰게 되는지요? 가을을 맞이한 그대도 그러할 테지요?
대중가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의 가사에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라고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대가 분명히 있어요. 그러나 그대에게 가는 길은 멀고도 너무 멀다고 해요. 이 얼마나 애절한가요? 강물에다 노오란 꽃잎 한 장을, 그대에게 닿아 꽃으로 피라고 띄웁니다만, 밀려오는 그리움은 어쩌지 못하고 말아요. 그래서 시인은 이 가을에도 소중한 사랑의 불꽃을 가슴에 안고 살고 있군요. 이쯤에서 그대는 어떤 불꽃을 피우게 될까요? 정이경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