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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백일해는 잊혀진 병일까?

  • 기사입력 : 2017-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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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지난 2010년 미국에서 영아들이 심한 기침을 하다가 사망한 경우가 발생했다. 원인은 백일해였는데 성인에게도 발생해 상당기간 유행을 했었다. 이어 2014년 다시 미국에서 백일해가 유행했다. 백신 접종을 어릴 때부터 하는데 백일해는 왜 선진국에서도 발생할까?

    백일해는 백신접종으로 인해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백신 효과는 오래가지 않아서 백일해 항체가 줄어들고 방어력이 없어진 이후에 환자와 접촉을 하게 되면 발병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백일해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백일해가 포함된 DTP백신 접종 일정은 같지만 11세 이후에 접종하는 TdaP 백신-TdaP백신은 DTP백신을 7세 이상에서 사용하면 부작용이 많이 생기므로 백신에 들어가는 항원량을 줄인 백신의 접종률이 많이 낮아서 백일해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청소년, 성인에서 2주 이상 기침을 하면 결핵을 먼저 고려하지만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을 생각하면 백일해도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환자를 백일해라고 생각해야 할까? DTP접종을 충분히 하지 않는 어린 영아의 경우는 처음에 감기처럼 기침을 하다가 넘어갈 듯이 기침하고, 기침 후 구토하는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다.

    대개의 경우 열이 동반되지 않지만 심한 경우에는 무호흡, 폐렴, 뇌염,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DTP접종을 한 적이 있는 소아나 청소년, 성인의 경우 어린 소아보다는 증상이 덜하지만 기침 후 구토, 발작적인 기침이 특징이며 상당기간 기침을 해서 천식, 기관지염 등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가래가 많이 동반되지 않는다.

    백일해에 걸리게 되면 초기에는 감기처럼 증상이 나타나다가 기침을 점점 심하게 하게 되는데 초기에는 호흡기 가검물을 이용하여 백일해균을 배양하거나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을 이용해 진단할 수 있지만 초기에는 감기와 구별이 잘 안돼 진단하기 어렵다. 이후에는 호흡기 가검물을 이용한 검사는 불가능하고 항체 검사를 이용해 진단해야 하나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아 진단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환자들의 증상이 다른 나라 환자들보다 가볍게 지나간다. 따라서 신생아에게서 백일해 발생이 있었지만 사망환자의 발생이 없었다. 영아가 발작적으로 기침하는 경우, 청소년·성인이 마른 기침을 오래하면서 결핵이나 폐렴 등의 다른 원인을 배제할 수 있는 경우에 백일해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방법이다.

    예방은 성인용 DTP백신이라는 TdaP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다. 특히 산모들은 임신 말기에 접종하게 되면 모체에서 생긴 항체가 신생아에게로 넘어가서 어느 정도 방어가 될 수 있다.

    백일해는 결코 잊혀진 병이 아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백신접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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