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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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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하아파트라고 분양 받았는데 장유동이라니…

김해 장유 신설 아파트 ‘법정동 명칭’ 논란
건설사측 ‘율하2택지지구’로 홍보
법정동은 장유동으로 입주민 반발… 주민 “가치 하락 우려 동명 바꿔야”

  • 기사입력 : 2017-10-2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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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율하 프리미엄 아파트라는 홍보를 믿고 분양받았는데, 장유동이라니 말문이 막힙니다.”

    A(39)씨는 김해 장유지역 율하2택지개발지구의 한 아파트를 최근 분양 받았다. 당시 건설사는 ‘율하’라는 프리미엄을 내세워 아파트 분양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A씨는 내년 말 입주를 앞두고서 해당 아파트 주소가 율하동이 아닌 장유동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입주민은 시공사와 LH가 내세우는 율하 프리미엄을 믿고 계약했는데, 정작 법정동은 장유동이다”며 “신도시 지구명과 법정동명이 달라 명칭에 혼선이 오고, 재산상 가치 하락도 예상돼 법정동명을 율하동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입주민들은 김해시청과 지역 커뮤니티 홈페이지에 이 같은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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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김해 장유 율하 2택지개발지구에서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전강용 기자/



    김해시에 따르면 율하2택지개발지구의 총면적은 114만2921㎡로 이 중 일부인 6만9600여㎡가 율하동에 속하고 나머지 90%가량은 장유동에 속해 있다. LH는 지난 2002년 현재의 율하 1지구와 2지구를 묶어 ‘율하지구’로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율하지구 대부분의 면적이 율하리(현 율하동)에 속해 있어 사업명을 이같이 선정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개발 사업을 한번에 추진할 수 없어 율하1지구와 2지구로 분할해 사업을 추진했고, 2지구의 경우 율하동보다 장유동의 면적이 더 많이 편입됐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LH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율하택지개발 지구를 지정할 당시에 율하리가 면적 대부분을 차지해 율하택지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며 “지구명은 공사를 추진하기 위한 임시 프로젝트명일 뿐이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은 명칭 혼란과 재산상 가치 보전을 이유로 율하2택지개발지구를 율하2동 또는 율하동으로 변경해 달라고 시에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명을 율하로 홍보해온 시공사와 LH의 책임도 있지만, 사업 승인을 내준 김해시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민들의 이 같은 우려에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율하1지구가 호황을 누리다 보니 2지구 입주자들이 ‘율하’ 명칭을 선호하는 경향은 있다”면서도 “아파트가 율하동에 속하냐, 장유동에 속하냐는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브랜드나 상가형성 여부 등에 따라 가격 차가 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법정동의 명칭 변경은 지자체가 주민 의견을 수렴해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인천시 서구는 지자체 최초로 지난 2011년 청라지구의 법정동명과 행정동명이 겹치는 곳이 있어 행안부에 법정동명 변경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올해 5~6월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다시 신청서를 냈다. 행안부는 현재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법정동명은 장유라는 지역 특색을 반영하고 있는데다 원주민 반대 여론이 있어 가능한 한 유지하려는 입장이다”며 “향후 율하지역 아파트 지적공부 정리 단계에서 주민 의견을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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