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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공재불사(功在不舍) - 김정민 경제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7-10-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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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승희 국세청장이 취임할 때 인용한 ‘공재불사(功在不舍)’라는 말이 있다.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인 순자(荀子)의 권학(勸學)에 나오는 내용으로, 기기일약(騏驥一躍) 불능십보(不能十步) 노마십가(駑馬十駕) 공재불사(功在不舍)의 한 구절이다. 이 내용은 ‘천리마가 한 번 크게 뛴다고 하더라도 열 걸음을 나아갈 수 없고, 노둔한 말일지라도 열흘 달리면 역시 거기에 미칠 수가 있다’란 뜻이다.

    ▼농협은행 경남영업본부는 ‘공재불사(功在不舍)’를 10월 ‘삶의 지혜를 주는 명언’으로 선정됐다.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 이 성어(成語)를 볼 수 있다. 경남농협은행은 좋은 글귀나 명언을 인용, 직원들에게 기운을 북돋아주면서 긍정의 생활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지난 9월부터 ‘삶의 지혜를 주는 명언’을 추진했다. 짧은 경구(警句)와 명언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직원 사이에 회자되면서 관심도 높다.

    ▼이달 명언을 ‘공재불사’로 정하면서 경남농협은행은 ‘중간에 포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또한 우리 모두는 천리마를 꿈꾸지만 그건 이상일 뿐이고, 현실의 우리는 대부분 더딘 말에 속한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하단에는 당나라 시인 유우석의 ‘낭도사’란 시도 추가했다. ‘천 번을 씻어내고 만 번을 걸러내니 얼마나 고생스럽겠는가만, 거친 모래를 다 씻어 내버리면 비로소 황금을 볼 수 있겠네.’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해도 두 달 뒤면 저문다. 연초 계획했던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자신이 정한 목표를 두고 거침없이 도전했지만 한계에 부딪혀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공재불사(功在不舍)의 뜻 속에는 ‘인내와 끈기’가 자리하고 있다. 쇠가 아닌 줄이라도 톱질을 하면 나무를 자를 수 있고, 작은 물방울이라도 바위를 뚫을 수 있는 것은 꾸준함 때문이다.

    김정민 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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