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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치매환자 돌봄에 대한 사고(思考)- 정창식(마산시니어카운티 원장)

  • 기사입력 : 2017-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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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환자는 누가 돌봐야 하는가? 치매 등으로 혼자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의 생활안정 도모와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2008년 7월 1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시행된 지 9년이 지났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노인장기요양제도와 절차를 몰라서 힘들고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돼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아닐 수 없다.

    마산에 거주하는 A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생활하는 가장으로 ‘주위로부터 효자다’란 소리를 듣고 부부생활도 좋아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부친이 2012년에 파킨슨병에 걸리고, 이듬해 모친이 치매에 걸리고 나서부터 행복했던 가정에 위기가 찾아왔다. A씨는 직장일과 부모님 병수발에 몸과 마음은 지쳐 갔고, 아내 또한 여자의 몸으로 시부모님의 대소변 수발 등 간병에 몸은 지쳐 갔고 우울증마저 생기게 됐다. 2014년 부친은 돌아가셨으나 모친의 병환이 심해져 간병을 매달려야 했던 A씨 아내는 허리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됐다. 이런 안타까운 사정을 아는 친구로부터 ‘모친을 요양원에 보내면 무료하지 않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라는 말을 듣은 A씨는 부모님을 요양원에 보내야 하는 것이 자식의 도리로서 옳은 일인지 고민을 했다. A씨는 요양원 몇 곳을 둘러보게 됐는데, 생각과 달리 요양원 시설이 쾌적하고 음악·미술활동, 공예교실, 문화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가 치매환자를 케어하고 있는 것을 보고 모친을 요양시설에 모시게 됐다.

    모친을 요양원에 모시기 전에는 시설에 잘 적응하실 수 있을 것인지 다시 집으로 오시려고 하겠지 등 걱정을 했으나, 모친이 요양원에 생활하신 후부터 얼굴이 밝아지고 면회를 갈 때마다 ‘여기 요양원이 너무 좋다’라고 말씀을 하시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시는 모습을 보게 돼 안심이 됐다.

    치매 환자 돌봄에 대한 적합한 시설과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은 가정에서 그리고 목욕 등 치매 환자 케어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가족이 치매 환자를 돌봄으로 인하여 치매 환자 가족의 삶과 행복이 무너지는 것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치매 환자 돌봄에 대한 깊은 사고(思考)가 필요하다고 본다. 치매 환자가 요양시설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장기요양등급(1·2등급, 3~5등급 중 시설급여)을 받아야만 한다.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련 제도와 절차를 알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들이 없도록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홍보를 강화해 나가야 하고, 치매 환자 돌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과 더불어 장기요양수가가 현실에 맞게 인상돼야 할 것이다. 치매 환자는 누가 돌봐야 하는가? 어디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자명하다고 생각된다. 치매는 개인과 가족만의 책임이 아닌 개인과 가족, 국가,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까?

    정창식 (마산시니어카운티 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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