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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의회 패싱(passing)

  • 기사입력 : 2017-10-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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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싱(passing)이란 말은 강대국이 북핵 등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 우리나라를 제외한다며 보수야당이 정부를 비판하며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을 쓰면서 회자됐다.

    그런데 학교급식 태스크포스(TF) 논의 과정을 보면서 ‘도의회 패싱’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경남도와 경남교육청은 내년부터 중학생 전면 무상급식 실시에 잠정 합의했고, 분담률도 과거 구두합의됐던 도 30%-교육청 30%-시·군 40% 등 이른바 3:3:4 비율로 지원키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과정이다.

    당초 경남도와 경남교육청이 반목하며 만남 자체를 갖지 않았던 상황에서 박동식 의장을 비롯한 도의회가 중재 역할을 하면서 3자 만남의 장을 열었다. 학교급식TF를 비롯한 교육현안 TF(학교용지부담금, 교육위원회 정원)를 만들어 적극적인 논의의 장으로 이끌어 낸 것도 도의회였다.

    당사자인 경남도와 경남교육청이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못했기에 도의회가 나선 것이다.

    그런데 무상급식 잠정합의 과정에 오히려 도의회가 소외된 모양새다.

    합의를 했더라도 도의회의 예산 통과 절차가 남아 있다. 물론 무상급식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도의회가 관련 예산을 부결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양 기관이 가져가고 도의회만 제외된 듯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도의회가 뿔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박동식 의장을 비롯해 최진덕·정재환 부의장, 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천영기·이규상·한영애·예상원·정광식·김진부·이성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정판용) 등 도의회 의장단은 30일 긴급회동을 갖는다.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는 자리다.

    소통과 협치를 내세웠던 도청과 도교육청이 의회를 어떻게 생각했든 결과적으로 ‘도의회 패싱’처럼 비화된 이 상황은 모두에게 좋지 않다. 당연히 도민들에게도 좋을 것 하나도 없다.

    차 상 호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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