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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반려견- 조고운 뉴미디어부 기자

  • 기사입력 : 2017-10-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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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는 개인적으로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들을 동경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유년 시절 골목에서 개에게 쫓긴 트라우마 때문이다. 공포심 없이 개와 어울리는 그들이 부럽다. 또 하나는 최근 부모님댁에 개를 입양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것이 아이 키우기 못지않게 어렵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랑을 넘어 책임과 희생까지 감내하는 견주들이 대단해 보인다.

    ▼기자 초년병 시절에 선배들은 말했다.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다.” 기사의 희소 가치를 설명하는 고전 같은 이 문장이 요즘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개가 사람을 물었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 유명 연예인의 프렌치 불독이 이웃사람을 물어 패혈증으로 사망케 한 사건 이후부터다. 물론 대부분 기사의 시선은 ‘사람을 문 개’보다는 ‘개를 관리 못한 견주’를 향해 있다.

    ▼“요즘 사람들 시선이 무서워서 개랑 외출을 못 나가겠다.” 최근 만난 한 지인의 푸념이다. ‘도그 포비아(개 공포증)’가 확산되면서 마트나 산책로에 동행도 불편하다고 했다. 일부의 잘못으로 모든 반려견과 견주들이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부분 견주들은 개를 자신의 가족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제 가족이 남에게 피해를 입히길 원하진 않을 것이다. 법적인 책임 이전에 사람의 도리가 그러하다.

    ▼따라서 문제는 개가 아니라 사람이다. 개는 본성이 사람을 무는 존재다. 이를 인정하고 훈련을 시키는 것은 양육자의 책임이다.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이는 가족의 자격이 없다. 책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에서는 개보다 사람 훈련이 더 어렵다는 글이 나온다. 개 훈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개보다 양육자인데, 사람들은 아무리 말해도 잘못된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무책임한 부모 밑에 문제 있는 아이가 나온다는 공식이 사람 간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하다.

    조고운 뉴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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