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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창동의 꿈- 김용훈 사회부 기자

  • 기사입력 : 2017-1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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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마다 도심 재생이 화두다. 특히 유동인구가 감소하거나 쇠퇴한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자체들은 도심재생을 해결 카드로 꺼내들고 있다. 하지만 명암은 갈리고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는 젊은이들의 거리였다. 당시 남녀 학생들의 미팅 장소로 인기가 많았고 인근으로는 영화관, 옷가게 등이 밀집해 있어 창동 거리는 그야말로 젊은 에너지가 가득했다. 창동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경남 최대, 전국에서 손꼽히는 상권을 자랑했다. 창동사거리 모서리 땅이 경남에서 가장 비쌀 때가 있었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변화 등 상권이 침체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은 점점 줄어들었고 창원시 통폐합 이후로도 창동 일대는 쇠퇴를 거듭했다. 창원시는 창동을 부활시키기 위해 도심재생에 팔을 걷어붙였다. 창동예술촌, 오동동문화광장 조성 등에 이어 전통시장에 젊은이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청춘바보몰 조성 등 마산 원도심 살리기이다.

    ▼그런데 지난해 시작된 청춘바보몰은 1년째가 되는 지난 4월께 4개 점포로 줄어들다 지난 9월께 모 커피숍을 마지막으로 전부 폐업했다. 버려지다시피 한 노후 점포를 활용해 청년들에 창업공간을 제공해 전통시장의 부흥을 꾀했지만 수억원의 예산만 투입된 채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특히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을 시행한 전국 20개 전통시장 중 점포 모두가 폐업한 곳은 부림시장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나 전통시장의 청년지원사업 중 가장 실패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를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창동의 도심재생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청춘바보몰의 쓰디쓴 실패를 철저하게 분석해 약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의 쓰라림을 전체의 실패로 예단할 수는 없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과거의 명성이지만 여전히 창동은 수많은 이의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창동의 꿈은 계속돼야 한다.

    김용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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