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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나이- 김진현(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 기사입력 : 2017-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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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등 나이에 관한 많은 말들이 있다. 행전안전부 발표를 보면 지난 8월 말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4%란다. 노인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라고 하니 믿기 싫지만 현실이다. 특히 내가 사는 통영과 고성 등 시골에서는 그 정도가 심하다. 지천명(知天命)을 반도 더 넘어섰지만 5일장에 나가 보면 나는 애다. 시골 노인정에서 65세는 방에도 못 들어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70세면 물 당번이란다.

    지난 주말 고성군 한 골프장에서 열린 군수배 골프대회. 개회식 취재를 갔다. 건장한 어르신들이 많이 보였다. 60이 훌쩍 넘은 할머니 사모님들도 짧은 바지 치마를 입고 필드에 나섰다. 노당익장(老當益壯)이라는 말이 있다. 흔히 노익장이라 말하는데 후한서 마원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대장부는 뜻을 품었으면 어려울수록 굳세어야 하며 늙을수록 건장해야 한다는 말이다. 쌀쌀한 날씨에 젊은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골프장으로 나서는 은퇴한 분들의 표정은 맑았고 건강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은퇴하는 60세. 이제 인생을 마치는 나이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라톤하기 가장 좋은 나이는? 102세 파우자 싱, 시인으로 등단하기 좋은 나이는? 99세 시바타 도요. 미국 횡단하기 좋은 나이는? 89세 도리스 해덕. 세계챔피언 벨트를 되찾기 좋은 나이는? 45세 조지 포먼. 섬세한 바이올린을 만들기 좋은 나이는? 94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첫 책을 내기 좋은 나이는? 57세 임마뉴엘 칸트. 북극을 탐험하기 좋은 나이는? 54세 로알 아문센. 모 케이블TV에서 만든 다큐의 나이 편에 나온 내용이다.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올해 프로야구 나의 최대 관심은 이승엽과 이호준의 은퇴였다. 41세인 이승엽. 그는 올해 135게임에 타율 2할8푼, 132안타 87타점 24홈런을 기록했다. 은퇴할 선수의 기록이 아니다. 20여 년간 체육기자 생활을 한 경험에 비추어 이런 선수가 은퇴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은퇴는 성적이 나빠지거나 부상 등으로 인해 팀에 필요가 없거나 필요한 사람이 될 체력이 없을 때 한다. 그는 이 기준에 맞지 않다. 난 속으로 은퇴하지 말라고 수없이 되뇌었다. 용기가 죽어 가고 있는 중장년들에게 이승엽의 활약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기 때문이다. 다소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조카뻘인 선수들과 같이 뛰어주는 NC 이호준이 나 같은 힘 잃어가는 아재들에게는 큰 희망이었다.

    고성에는 고성학당이 있다. 문맹을 극복하자며 고성군이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한 성인문해교육이다. 그동안 1300여 분이 이 학당에서 한글을 배웠고 올해도 26분의 선생님들이 55개 교실을 찾아다니며 650분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다. 60세가 넘어 한글을 깨치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사는 게 즐겁다고 하신다. 고령화로 치닫는 시골의 문제점들을 어르신들의 생활 재발견으로 다가서는 정책을 생각해보자는 생각으로 이 글을 써본다.

    나이. 그게 숫자에 불과한 것인지는 나는 잘 모른다. 건강이야 개인차이고 건강은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에 편차가 많다. 60세 이후에 살아갈 새로운 30년을 위해 나도 뭔가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아문센의 도전정신에 시바타 도요 같은 감성을 갖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진현 (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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