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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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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70) 호리뺑빼이, 콩지름, 남새밭

  • 기사입력 : 2017-11-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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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드론이 안 쓰이는 곳이 없더라. 사진 찍는 거는 물론이고 농사를 짓거나 재난·환경 감시, 실종자 수색까지 활용범위가 갈수록 넓어지는 것 같더라. 요즘 말로 하면 ‘드론이 대세’라고 해야겠더라고.

    ▲경남 : ‘대세 배우’ 칼 때 그 대세 말하제. 문 대통령도 대통령 선거 때 자기가 대세라 카더라꼬.ㅎㅎ 드론을 잘 씨모 농사일이 호리뺑빼이 되겄네.

    △서울 : 농사일이 호리뺑빼이라고? ‘호리뺑빼이’가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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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호리뺑빼이’는 매우 수분(쉬운) 일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기다. ‘호로뺑빼이’, ‘호시뺑빼이’라 카기도 한다. 표준말은 없다. 경남방언 사전엔 호리뱅빼이보다 더 어원적으로 가찹은 말은 ‘호시뺑빼이’라 카더라꼬. ‘호시’는 나무줄기, 그네, 시소 따위를 타는 놀이를 가리키는 말이고, 호시뺑빼이는 그런 놀이처럼 재미있고, 수분 일이라는 뜻이라 카더라꼬.

    △서울 : 기사 보니 경남도농업기술원이 콩 재배 때 노동력을 줄이기 위해 드론을 이용한 해충 방제기술 연구 등을 추진한다고 하더라. 드론 덕분에 호리뺑빼이 일이 더 늘어나겠네.

    ▲경남 : 콩 이바구 나온 짐에, 재배하는 ‘콩나물’을 경남에서는 ‘콩지름’이라 캤다. 경남에서 ‘콩나물’은 반찬을 말하는 기고. ‘콩지름 키알 때 물에 지름(기름)이 드가모(들어가면) 절딴난다’ 칸다 아이가. 여어서 ‘절딴난다’는 일이나 물건 따위가 망가지가 손을 씰 수 없는 상태가 되다 카는 ‘결딴난다’는 뜻이다. ‘콩나물국’은 ‘콩지름국’, ‘콩나물밥’은 ‘콩지름밥’이라 카고. 아참, ‘콩기름’도 ‘콩지름’이라 캤고. 그라모 앞으로 남새밭에도 드론이 뜨겄네.

    △서울 : ‘남새밭’이 무슨 뜻이야?

    ▲경남 : ‘남새밭’은 ‘채소밭’이다 아이가. 표준어인데 몬 들어봤는가베? ‘남새’는 ‘채소’를 말하거나, 나물의 재료를 말하기도 하고. 니캉 내캉 후제 농사질 때 씨거로 드론 조종하는 거 함 배아보까.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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