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 못다 핀 꽃다운 나이에 어쩌다….”
지난 2일 발생한 ‘창원터널 앞 화물차 참사’로 숨진 배(23·여)씨의 유족들은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창원에서 근무하던 배씨는 한 달 전 임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사고 당일 세무서에 들러 일을 보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이었다.배씨의 차량이 하필 화재가 난 트럭 옆에 있었다. 숨진 배씨가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남긴 말은 가족들에게 평생 가슴 속 응어리로 남을 거라고 말했다.
2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창원-김해간 창원터널 구 요금소 앞 화물차 폭발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배씨의 삼촌은 “화마에 휩싸였던 것 같다. 애 엄마한테 걸려온 전화에서 ‘아아악’ 하는 외마디 비명이 들렸고, 얼마 후 불이 붙는 소리인지 바람 소리인지 이상한 소리만 들렸다고 한다”며 “딸의 외마디 비명이 가족들에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아버지는 딸의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폐허가 돼버린 딸의 차를 간신히 찾은 후 기름으로 뒤범벅된 도로에 쓰러져 오랫동안 목 놓아 울었다.
유족들은 숨진 배씨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어떻게 기름을 잔뜩 싣고 과적을 한 차량이 버젓이 울산에서 창원까지 넘어올 수 있나.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이번에 사고 원인을 제대로 밝혀 내지 않으면 또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입게 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사고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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