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경제인칼럼] 노인 빈곤문제 해결에 농지연금이 제격- 강병문(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17-11-06 07:00:00
  •   
  • 메인이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땅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농경시대에 식량을 확보하는 삶의 터전에서부터 사회 발전과 함께 발생한 토지신화까지 오랫동안 땅은 소유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땅은 마지막으로 자식에게 물려줘야 하는 유산이기도 했다. 이런 사회적 풍토는 도시화, 고령화, 산업화를 거치면서 농촌의 고령 농업인이 농지라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낮은 소득으로 불안한 노후를 보내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평균 12.6%보다 4배가 높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농촌에 거주하는 고령농업인은 노후에 대해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늦게 도입된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제도 때문에 도시 노인가구보다 소득수준이 더욱 낮다.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고, 8년 뒤인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고령자 실태 및 정책개선방안 자료에 따르면 농촌노인 중 84%가 경제적 불만족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의 낮은 소득수준으로 인한 불안정한 노후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2011년부터 농지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11년 총 911건이었던 연금가입이 2017년에는 8365건(경남 824명)으로 늘었으며 그중 진주시 101명, 울산시 78명이다. 이는 이자율 하향조정과 담보농지 감정평가금액 적용의 상향조정 등 제도 개선에 힘입은 바가 크며, 홍보가 늘면서 농업인이 적절한 노후대비책으로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농업인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시골에 계신 자녀들도 농지연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농지연금은 65세 이상 농업인이 농지를 담보로 매달 생활자금을 받는 역모기지제도이다. 영농 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하고, 다른 연금 수급 여부와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다. 연금을 받으면서 직접 경작을 하거나 임대 소득을 올리면서 추가 소득을 거둘 수 있고, 농지가격이 6억원 이하일 경우 재산세가 전액 감면되는 장점이 있다.

    농지연금 가입을 위해 담보로 제공하는 농지에 대출 등을 위해 선순위 근저당을 설정한 경우 농지연금에 가입할 수 없다. 농지연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대출금을 모두 상환해 선순위 저당권을 말소하고 농어촌공사에서 1순위 근저당권을 확보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해당 농지를 담보로 하지 않는 다른 대출금의 경우에는 상관이 없다. 농지연금은 금융기관에서 담보대출을 받는 것보다 유리하다. 농지연금은 가입자(배우자)에게 평생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로, 일시적 자금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담보대출과는 차이가 있다. 농지연금은 계약 종료시까지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개인의 신용도와는 상관없이 동등한 대출금리가 적용된다. 농지연금을 수령하는 중에도 본인이 직접 자경하거나 타인에게 임대를 줘서 임대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가입 초기 10년간 더 많은 월지급금을 받을 수 있는 전후후박형, 목돈을 수시로 찾을 수 있는 일시인출형, 공사에 담보농지를 매도할 것을 약정하고 더 많은 월 지급금을 받는 경영이양형 등을 차례로 도입해 농업인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계획이다.

    농지라는 자산이 있지만, 땅을 지켜야 한다는 관념으로 활용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이 농지연금을 통해 평생 정성껏 가꿔온 농지와 함께 안정적인 노후를 맞이하는 건 어떨까?

    강병문 (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