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촉석루] 나는 소중하고 꼭 필요한 사람이다- 우계명(마산중학교 교장)

  • 기사입력 : 2017-11-07 07:00:00
  •   
  • 메인이미지


    우리가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속상하고 화가 나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대부분 누가 나를 무시하거나 상대방이 내 뜻과 다르게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것은 나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싶고 늘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받고 성공해야 한다는 잘못된 신념에서 비롯된다.

    얼마 전 딸아이가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면서 편한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출퇴근도 자유롭게 해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을 하는 딸아이의 표정은 도무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네가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직책을 맡은 것이니 얼마나 좋으냐”고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었다.

    이후 딸이 집에서 일을 할 때면 나와 집사람은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TV 시청 등을 자제하고 최대한 조용히 지내며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식사를 하다가 딸이 “음식 간이 안 맞다”며 짜증을 내는 것이었다.

    나는 딸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으면 산책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불안하고 초조해지고 짜증이 난다. 그럴 땐 그런 마음이 왜 드는지 곰곰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건 일을 완벽하게 잘하지 않으면 무능하다는 생각과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다. 딸아이도 바로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면서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에는 인색하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다른 사람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들은 의외로 자신 이외의 사람들에게 무관심할 때가 많다. 나는 있는 그대로 소중하며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딸아, 너는 무한한 능력과 가능성이 있는 존재이고 너의 가치는 변함이 없는 거란다. 그러니 잘해야 된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평소 실력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해 보는 거야. 파이팅!”

    우계명 (마산중학교 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