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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가을 단풍- 이명용 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17-1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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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이상/ 속 깊숙이 감춰둘 수 없어서/ 더 이상/ 혼자서만 간직할 수 없어서// 세상 향해 고운 빛깔/ 뿜어내었다// 반겨주는 이들 위해/ 활짝 웃었다/ 갈바람에 시린 가슴/ 달래주려고// 파란 하늘 병풍에다/ 수를 놓았다’(오보영 시인의 ‘가을단풍’). 가을이면 우리나라 산하를 울긋불긋 수놓으며 유혹하는 것이 단풍이다. 산마루부터 시작해서 계곡으로, 북쪽에서 시작해서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그 자태를 뽐낸다. 시기적으로 10월 하순에서 11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설악산, 내장산, 월출산, 가지산, 지리산, 가야산…. 우리나라에는 단풍으로 유명한 산과 계곡들이 많다. 매년 이맘때면 전국의 행락객들이 이들 산과 계곡으로 몰려들면서 인근 주차장과 도로 등 주변은 심한 몸살을 앓는다. 여름 휴가철보다 가을 단풍철이 더욱 번잡스럽다는 얘기가 틀린 것 같지 않다. 늦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단풍과 함께 느껴 보려는 사람들의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단풍 열기는 사실 지금만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과거 우리 선조들도 마찬가지였다. 음력 9월 9일인 중구절(重九節)에는 부녀자·소년·소녀 등이 떼를 지어 국화로 화전 (花煎:꽃을 넣어 만든 부침개)을 만들고 계곡과 명승지를 찾아 단풍놀이를 했다고 한다. 문인들은 시를 짓고 풍월을 읊기도 했다. 오늘날 가을 소풍도 여기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는 산행을 자주 하지만 계절 변화에 무관심한 편이라 가을 단풍철에도 주변 산만 오른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단풍으로 유명한 청량산, 강천산, 배내골 등을 다녀온 뒤 사람들의 가을 단풍에 대한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 주변의 일상에만 빠져 계절의 변화를 놓치고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올가을이 가기 전에 가까운 공원이나 계곡 등에서 단풍의 향취를 한번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명용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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