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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 기사입력 : 2017-1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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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성경의 복음서에 나오는 구절로, 기자는 이 문구를 공(功)은 칭찬과 사랑으로, 과(過)는 비판과 벌로 향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공과 과가 서로를 상쇄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몫에 맞는 결과를 맞이하면 된다는 말이다.

    지난 6일 박해영 도의원(자유한국당·창원2)의 지지자로 짐작되는 A씨에게서 두 차례 전화를 받고나서 이 문구가 떠올랐다. 이날은 경남신문에 ‘폭행 물의 박해영 도의원, 이번엔 취중소란’ 기사가 보도된 날이었다. A씨는 ‘박 의원은 지역을 위해 애쓰신 분이다. 마누라·엄마·친구한테도 취중소란을 할 수 있는데, 박 의원이 잘한 부분을 따져서 이런 기사는 걸렀어야지’라며 고성을 지르고 차마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욕설을 기자에게 퍼부었다.


    기자는 과문한 탓에 박 의원 공(功)을 잘 모른다. 하지만 박 의원의 업적은 그가 창원시의원으로 세 번 당선되고, 또 경남도의원이 됐다는 점에서 창원시민과 도민의 칭찬과 사랑으로 보상받았다고 생각한다. A씨의 주장처럼 박 의원이 도민에게 좋은 일을 해서 취중소란을 일으킨 점이 상쇄된다면, 박 의원은 도민들에게 받은 지지를 곧바로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박 의원은 공인이다. 기자는 시민들이 공인을 균형 있게 판단할 수 있도록 공과(功過)를 알릴 의무가 있다. 지난 2일 창원의 한 식당에서 술에 취해 있던 박 의원은 계산이 틀리다는 이유로 식당 여직원에게 ‘X 같은 X’이라고 욕설을 했다. 이를 본 한 시민이 ‘욕하지 마시라’고 하자 물컵을 던져 시민의 휴대폰을 파손하고(재물손괴), 몸을 밀치고(폭행), 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신원을 밝힐 것을 요구하자 ‘야이 XX야, 내가 범법자야’, ‘찌꺼XX 같은 XX들이’라고 욕설(모욕죄)을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박 의원은 경찰 지구대에서 담배를 피우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기자는 이러한 사실을 거르고 걸러 순화된 표현으로 보도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이듯, 공은 칭찬에게, 과는 비판에게 보내야 한다. 박 의원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이에 대해 당연히 벌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안대훈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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