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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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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던바의 법칙- 이종훈 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7-1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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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의 사용 증가로 ‘친구’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페이스북 친구 최대 한도인 5000명 돌파를 자랑하는 사람도 많고, 몇만 명 이상의 사람들과 ‘팔로우’를 맺으며 인맥을 과시하기도 한다. 그런데 한 명의 사람이 수천, 수만 명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들이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꼬리를 문다. ‘얼굴 아는 이는 천하에 가득한데 마음 아는 이는 과연 몇이나 될까’라는 명심보감의 구절도 떠오른다.

    ▼그러면 한 사람이 진정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대치는 얼마나 될까. 옥스퍼드대 진화생물학 교수 로빈 던바는 한 사람이 제대로 사귈 수 있는 친구의 수는 최대 150명이라고 주장한다. 이른바 ‘던바의 법칙’이다. 그는 아프리카 야생 원숭이의 집단생활을 관찰한 결과 친밀 관계를 맺는 대상이 150명을 넘지 않았으며, 원시 부족 구성원 평균 수가 150명 안팎이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따라서 실제로 그 이상의 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서로를 잘 모르는 무의미한 관계라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클릭’ 한 번이면 쉽게 ‘친구’가 되는데, 일상생활 속에서도 술만 한잔 들어가면 형님, 아우로 금방 친구가 되는 사람이 있다.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는 ‘술친구는 개친구’라는 친구와 관련한 의미 있는 속담이 있다. 밥이나 술을 사면서 친구를 사귀는 아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아버지의 교훈담이다.

    ▼진정한 친구 1명은 행복이요, 2명은 행운, 3명은 하늘의 축복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진정한 친구를 얻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이다. 오죽했으면 ‘진정한 친구 3명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프랑스의 소설가 로망 롤랑은 ‘무수한 사람들 가운데는 나와 뜻을 같이할 사람이 한둘은 있을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공기를 호흡하는 데는 창문 하나로도 족하다’고 했다. 완연한 가을이다. 친구와 맑은 공기 마시며 술 한잔 나누고 싶다.

    이종훈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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