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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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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15) 제21화 금반지 사월의 이야기 31

“어떻게 지냈어요?”

  • 기사입력 : 2017-1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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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잠시 망설였다. 진영숙은 왜 골프를 치려고 하는 것일까. 진영숙의 전화가 썩 달갑지는 않았다. 그래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네. 좋아요.”

    서경숙은 골프를 치러 가기로 했다. 약속을 한 뒤에는 진영숙과 수다를 떨었다. 서경숙이 맞장구를 쳐주자 진영숙은 수다를 멈추지 않았다. 수다는 30분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아침 8시에 데리러 갈게요.”

    진영숙이 통고하듯이 서경숙에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서경숙은 소파에 앉아서 또다시 생각에 잠겼다. 진영숙은 젊고 쌀쌀맞은 여자다. 전화를 하는 목소리에서 오만함이 묻어나고 있다.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서경숙은 고개를 흔들고 잠을 잤다. 이튿날 아침 진영숙이 아파트 앞으로 왔다.

    “어떻게 지냈어요?”

    진영숙이 미소를 지었다. 서경숙은 진영숙과 나란히 뒷자리에 앉았다.

    “잘 지냈어요. 할 일도 없고….”

    서경숙이 진영숙에게 미소를 보냈다. 진영숙은 명품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차도 외제 승용차다. 이미 목적지를 알고 있는 모양으로 운전기사는 이천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윤사월 회장님하고는 자주 만났어요?”

    “글쎄요.”

    “듣기에는 자주 만난다고 하는데… 어제도 점심을 같이 하고….”

    “소식이 빠르네요.”

    “호호호. 윤 회장님 동정은 내가 잘 알죠.”

    “그래요?”

    “내가 수양딸이거든요.”

    진영숙이 입꼬리에 묘한 미소를 매달았다.

    ‘수양딸이라고?’

    윤사월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서경숙은 전신이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 진영숙은 무엇인가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왜 수양딸을 해요?”

    “노인이 외로운 것 같아요. 나도 바빠 죽겠는데… 그래도 어떻게 하겠어요? 뜻이라도 받들어야지요. 호호호.”

    진영숙이 유쾌하게 웃었다. 차가 중부고속도로에서 곤지암으로 빠져 나갔다. 진영숙의 운전기사는 20대 중반의 사내다. 머리가 조폭처럼 짧았다. 골프장에는 9시에 도착했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라운딩에 나선 것은 10시가 가까워졌을 때였다.

    라커룸 옆에 있는 커피숍에서 차까지 한잔 마셨기 때문이다. 라운딩에는 진영숙과 서경숙이 한 팀이 되고 남자들이 팀이 되었다. 남자들은 30대 후반으로 건장한 체구를 갖고 있었다. 섬유회사 대표와 잡지사 대표 명함을 가지고 있었으나 들어보지 못했다.

    진영숙은 골프를 잘 쳤다. 남자들은 골프를 치는 것보다 진영숙에게 아부하느라고 바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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