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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고장 났어요- 이학수(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7-1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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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바바리아주 에드문트 스토이버 전 총리의 경험담이다. 하루는 손녀와 아침 식탁에 앉아 있었는데, 손녀는 신문을 읽고 있었다. 손녀는 신문 1면에 실린 사진을 보고 흥분했다. 손녀가 그 사진을 손가락으로 세 번 톡톡 치더니 크게 실망하며 “할아버지, 사진이 고장 났어요!”라고 말했다. 손녀는 터치해도 사진 크기가 변하거나 새 페이지로 연결되지 않는 사진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 아이는 신문 사진이 인쇄물일 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이 이야기는 유럽 최대 디지털 출판 그룹인 악셀 스프링거(Axel Springr)의 최고경영자 마티아스 되프너가 몇 년 전 세계신문협회 연차총회 보고서에 소개한 내용이다. 디지털시대 신문산업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2017 지역신문 콘퍼런스’를 다녀왔다. 중앙대 정준희 교수는 지역언론은 두 가지 차원의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저널리즘 산업 전반이 어려움에 몰리며 생존 가능성이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이 진입장벽을 낮춰 역설적으로 지역언론의 수는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또 하나는 지역성과 다양성을 이유로 정부의 공적인 지원을 정당화했던 논리가 방향성을 상실했다고 봤다. 수많은 디지털 지역언론이 폭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언론에게 어떤 방식의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지 방향을 못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필자가 언론사에 첫발을 들였을때 신문 가구 구독률은 70%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금은 20%를 힘겹게 지키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언론 같으면서도 언론 같지 않은 언론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 경남도에 등록된 신문 매체는 인터넷신문 185개를 포함해 무려 315개나 된다. ‘웃픈’ 현실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선정사들은 혁신을 위해 애써 왔다. 10년을 맞은 지역신문 콘퍼런스의 그동안 세션을 보면 ‘독자와 함께’ ‘지역공동체 살리기’ ‘지역네트워크와 신문’ ‘미래의 독자를 찾아서-NIE’ ‘지역의 역사유산발굴’ ‘퍼블릭 저널리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지역신문콘퍼런스는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경남신문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보유하고 있는 사진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진행 중이다. 71년 역사의 경남신문 기자들이 현장을 누비며 기록한 ‘보물’들이다. 그동안 격려와 지탄도 많았지만, 지역민과 함께 한 사진 한 장 한 장이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다.

    신문은 독자의 관심과 애정으로 성장한다. 지역언론이 약화되면 지역민주주의는 자리잡지 못한다. 최근 한 도의원이 폭력 혐의로 입건된 사건이 있었다. 본지는 과감히 그의 실명을 공개해 보도했다. 기사가 나가자 취재기자 앞으로 그 의원을 비호하는 사람으로부터 항의전화가 왔다. 이에 굴하지 않고 해당 기자는 후속보도로 다시 한 번 그의 비행을 지적했다. 이 같은 보도에 독자의 격려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얼마 전 창원터널 앞 화물차 화재사고로 큰 인명피해가 났다. 경남신문은 여러 기자를 투입해 상세하게 소식을 전했다. 지역신문의 존재 이유를 지키려는 우리의 사명감에서다. 독자의 힘이 지역의 힘이다. 이를 기반으로 지역언론은 살아간다. SNS에서 ‘좋아요 경남신문’을 눌러주는 것도 우리에게는 힘이 된다.

    이학수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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