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진 여파로 수능시험을 일주일 연기 발표하면서 전국 시도교육청에는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15일 오후 6시가 지나도록 수능이 정상적으로 치러진다고 발표했고, 경남도교육청도 역시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수능을 불과 12시간 앞둔 오후 8시 20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일을 23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영향으로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어린이집 외벽이 무너져 차량이 심하게 파손돼 있다./연합뉴스/
같은 시각 일선 시도교육청에서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방송을 보고서야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졌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을 비롯한 전국 시도 교육감들도 사전에 교육부의 협의나 통보를 받지 못하고 언론보도를 통해 수능 연기 사실을 확인했다.
수능 연기 발표가 나자 학부모들은 향후 수능 일정과 16일 학교 휴업·등교 등에 대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일선 학교는 물론 도교육청 수능 담당 장학사들조차 당황스러운 상황에 내몰렸다.
교육부는 수능 연기와 관련해 긴급 브리핑이 끝나고도 한참 뒤인 오후 9시가 넘어서야 각 시도 수능 담당 장학사 단체카톡방을 통해 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됐다고 통보했다. 전자메일을 통한 공식공문은 오후 10시께나 전달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이 우선인 만큼 교육부가 얼마나 고심해 긴급브리핑을 했는지는 백분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최소한 수능 연기라는 중대사안에 대해 시·도 교육감들에게는 사전에 언질을 주고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줬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진행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