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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심야영화 (4) 기절 타임루프, 벗어나고파- 타임루프 영화s

  • 기사입력 : 2017-11-21 15: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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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임루프(time loop)는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이 동일한 시간을 계속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 자주 기절한다. 그렇다고 길을 걷다가, 또는 차를 몰다가 기절하는 것은 아니니 두려워마시길. 그저 일을 마치고 집에 와 잠시 침대에 누웠을 뿐인데, 아침인 경우가 많아서 하는 말이다. 기절한 다음날은 출근도 허겁지겁이다. 가까스로 출근해 일하고 집에 오면 또다시 기절. 잠시 눈을 감았을 뿐인데…. 눈만 뜨면 다시 일터에 있는 시간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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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름 여러가지 노력도 해봤다. 체력이 문제인가 싶어 운동을 시작했다. 아주 잠깐이지만(ㅡㅡ;;). 그런데 역효과가 났다. 더 빨리 잠들었다. 나아가 근무시간에도 졸음이 밀려왔다. 아무래도 몸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무턱대고 무리하게 운동하지 말 것을 권유한다.

    술 때문인가 싶어, 술자리를 줄여보기도 했다. 덕분에 적잖은 핀잔도 들었다. 하지만 기절하긴 매한가지였다. 다음날 똑같이 피곤했다. 최후의 수단으로 아예 귀가시간을 늦춰 봤다. 길에서 자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대신 차 안이나 카페에서 졸았다. 이럴 바에야 집에서 자는 게 낫겠다 싶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기미가 도통 보이질 않았다.

    몇 년 새 많이 개봉한 타임루프물 영화를 보면서 내 일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대개 타임루프에 갇힌 주인공들이 반복된 시간대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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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하루'의 한 장면.
    메인이미지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한 장면.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하루'는 이유 모를 사고로부터 자신의 딸과 아내를 구하려다 실패하는 지옥같은 하루를 수없이 반복하는 아빠와 남편의 이야기다. 지난 2014년 6월 개봉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주인공은 타임루프에 갇혀 외계생명체로부터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려고 아등바등한다. 지금 상영 중인 '해피 데스데이'는…. 안 봐서 잘 모르겠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자기 생일날이 반복되는 타임루프에 갇힌 주인공이 가면 쓴 괴한으로부터 매번 죽임을 당하는 영화라고 한다. 이 주인공도 살기위해 상당한 몸부림을 치지 않았을까 싶다.

    메인이미지영화 '해피 데스데이'의 한 장면.

    기절-일-기절-일-기절. 나도 타임루프에 갇혔다. 어제나 오늘이나, 일주일이나 한달이나 매번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고 있다. 다수 독자들도 유사한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감히 단언컨데, 한 번이라도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뭔가 취미생활 또는 다른 걸 해봐야 하는데'라는 불안감을 가져봤다면, 현실 속 타임루프를 겪고 있는 중이다.

    주말이 있지 않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말은 묘하게 빨리 지나간다. 잠만 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또는 주중에 처리 못한 일, 주말에 갑작스레 생기는 일을 처리하다보면, 어느새 일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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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주인공들은 처음엔 고전하더라도 결국엔 타임루프에서 잘도 벗어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탈출 방법을 안다면 누가 얘기 좀 해줬으면 좋겠다. 아니다. 얘기 안 했으면 좋겠다. '간단해! 이건 너의 의지가 문제야'라고 할 것 같다. 의지. 말만 쉬운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지금 침대에 엎드려 기자살롱을 쓰고 있다. 그런데 불길한 느낌이 든다. 잠시 눈을 깜빡였는데, 노트북 화면이 꺼져 있다. 분명 밤 9시였는데…. 내 뒤통수를 비추는 빛이 형광등이 아니라, 아침햇살일 것만 같다. 뒤돌아볼 용기가 없다. 아 다행이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았다. 아. 그런데 새벽 5시네. 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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