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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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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20) 제21화 금반지 사월의 이야기 36

“말썽꾼이 어떻게 그런 재주가 있죠?”

  • 기사입력 : 2017-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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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영숙은 재벌의 딸로 태어났고 재벌의 아들과 결혼했다. 이혼을 했지만 평생을 부유하게 살고 있다. 행실은 사악한데 온갖 복을 누리고 있다.

    “진영숙이 아버지는 중양그룹 조인호 회장이야. 같이 여행도 했고 금전 거래도 했지. 딸만 둘인데 딸들이 사고뭉치였어.”

    임준생이 지그시 회상에 잠겼다.

    “딸들을 아세요?”

    “첫째 딸 진영숙은 칠공주였어. 사고를 많이 쳤지. 소문에는 유치장에 있는 날이 더 많았다고 할 정도로 사고를 쳤다더군. 시집가기 전에 말이야.”

    “진영숙이 무슨 사고를 쳤어요?”

    “음주운전, 패싸움, 마약… 조인호 회장이 진저리를 쳤어. 그래도 조원그룹 아들에게 시집을 갔는데 연예인들과 바람을 피웠어. 내 귀에까지 들어올 정도니까.”

    “부모님이 고생했겠네요.”

    “그렇지. 그런데 이 여자가 돈 귀신이야. 이혼해서 한 재산 챙기고 부모에게 상속받고… 부동산투기도 잘해. 피도 눈물도 없이 하더라고….”

    “말썽꾼이 어떻게 그런 재주가 있죠?”

    “그래서 별명이 돈 귀신이야. 하하.”

    임준생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건 좋지 않아요.”

    “왜?”

    “한 사람이 너무 많이 갖고 있으면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빼앗기죠.”

    “착취를 당한다는 말인가?”

    “중산층이 없어지면 대한민국은 혁명이 일어나요. 중산층을 보호하고 중산층을 육성해야 돼요. 이건 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 기업이 할 일이에요.”

    “그건 경제가 좋아져야 돼.”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좀 더 나빠지면 혁명이 올지도 몰라요.”

    “혁명? 정말 그럴까?”

    “물론 탱크나 총으로 이루어지는 혁명이 아닐 수도 있어요. 대한민국이 사회주의로 바뀔 수도 있어요.”

    “무서운 말이군.”

    임준생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윤사월은 아시죠?”

    “윤사월이야 잘 알지. 윤사월이보다 그 남자 이춘식이가 대단한 사람이야.”

    “그냥 평범한 잣장사가 아니에요?”

    서경숙은 이춘식을 한 번도 본 일이 없었다. 팔자 좋은 영감이라는 소문만 들었다.

    “아니야. 이춘식의 아버지는 독립운동가야. 일본놈 감옥에서 죽었지. 이춘식도 젊었을 때 독립운동을 했는데 사회주의자였어.”

    한국에서 사회주의자는 공산주의자를 일컫는다.

    북한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 사회주의를 했으니 삶이 평탄하지 않았을 것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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