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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나’라는 ‘관계’- 김용훈 사회부 기자

  • 기사입력 : 2017-1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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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전적 의미로 관계는 어떠한 대상이 다른 대상에 미치는 영향 또는 교섭이다. 때문에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누구든 관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특히 현대인들은 복잡한 관계 속에서 ‘관계’는 끊임없는 고민이다.

    ▼철학자들에게 ‘관계’는 중요한 주제이다. 마르틴 하이데거는 관계라는 말로 인간에 대한 존재의 관련성을 표현했다. 두 대상의 관계를 표현하는 말은 관계 자체라는 말 이상의 것이 없다고 본 것이다. 즉 ‘나’라는 존재는 자신에게 결집하고 있는 관계로 설명할 수 있고,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존재는 관계 자체이다. 맑스와 엥겔스는 ‘관계’라는 단어를 사용해 인간과 동물을 구별했다. 인간 존재를 현실적인 생활과정으로서, 혹은 사회적 관계들의 총체로서 파악했다.

    ▼우리가 느끼고 있는 세상은 텅 빈 공간이다. 이 얘기는 철학적인 얘기가 아니라 과학적인 사실이다. 이 세상 물질은 모두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원자의 99.999…%는 빈 공간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땅을 비롯해 자동차, 소파, 책상, 심지어 내 몸까지도 실제로는 거의 100% 텅 빈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얘기다. 내 몸이 사실상 비어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나’라는 자아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주변과 맺어온 관계 형성으로 비롯된 관계의 누적물, 총체가 아닐까.

    ▼결국 ‘나’는 나를 둘러싼 관계이다. 가족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직장 동료와의 관계 등 살아가면서 맺는 끊임없는 관계의 연속이 나를 이룬다.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보내며 주변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경제가 어렵긴 하지만 주변에 돈을 쓰는 것도 너무 인색해하지 말자. 돈은 있다가도 없고, 다시 돌아오기도 하지만 관계는 다시 돌아오기 힘들지 않은가. 관계를 위한 것은 곧 나를 위한 것이니까.

    김용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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