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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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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들깻잎 예찬- 김영기(전 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17-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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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채소 중에서도 깻잎을 좋아한다.

    특히 밀양은 깻잎 주산지로서 농가소득에 효자 품목이다.

    밀양깻잎은 밀양깻잎연합회를 중심으로 700여 명의 회원이 300㏊의 생산규모로 재배되고 있으며, 전국 수확량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기후가 따뜻하고 공기가 맑아 맛과 향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밀양깻잎은 천혜의 지하수를 이용해 수막재배로 잎 뒷면이 적자색을 띠고 페닐케톤 성분이 많아 독특한 향이 있으며, 칼슘과 철분, 비타민이 풍부해 고기와 먹으면 콜레스테롤 축적을 방지해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들깨는 어쩌면 우리 한국사람에게 가장 고마운 식물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들기름 흠뻑 묻힌 솜으로 입안을 닦아냄으로써 잔병을 예방하기도 했다.

    이처럼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들기름이 전통 살균제로도 각광을 받았다.

    본초강목에 들깻잎이 일체의 어육독을 죽인다 하여 고기 구워 먹는데 들깻잎에 싸 먹는 것이다. 생선찌개에 깻잎을 넣어 먹는 것은 반드시 그 향긋한 향기 때문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국제영양학술회의에서도 전 세계 사람에게 권장하는 10대 자연식품을 선정했는데 그 열 개 가운데 한국에서 나는 식품으로 꿀, 마늘, 그리고 들깨가 들어 있었다. 석유가 들어오기 이전까지 수천 년 동안 우리 한국의 밤을 밝혀 온 것도 들기름이었다.

    또 들깻잎은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같은 공기오염을 예고해 주는 식물 중 하나다. 들깻잎에 갈색반점이 진하게 많이 생겨나면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고 하니 들깻잎이야말로 얼마나 고마운 식물인가.

    전국 깻잎 수확량의 60%를 차지하는 밀양에서 싱싱한 깻잎을 즐겨 먹을 수 있어 들깻잎에 대한 나의 애정은 남다르다.

    김영란법 시행 후 들깻잎 소비가 줄어들긴 했으나 나는 여전히 들깻잎을 사랑한다. 들깻잎은 분명히 우리 한국인과 깊은 인연이 있는 식물이다.

    김영기 (전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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