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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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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잔돈 환영합니다’- 이영수(㈜무학 상임감사)

  • 기사입력 : 2017-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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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애플 같은 기업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애플은 시가총액이 금년 들어 두 배 상승해 1000조원을 넘어섰다. 세계 주요국가의 GDP 순으로 17위인 인도네시아 수준이다.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 아이맥 프로PC 등이 주요 제품인데 지난 3분기 매출만 보더라도 우리 돈으로 60조를 달성했고 4분기에는 90조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는 생산수율 면에서 문제가 좀 있긴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999달러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그 수요가 폭발적이어서 최소 50일가량 기다려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판매될 아이폰X는 64GB 기준으로 142만원(미국에서는 110만원 정도)의 고가로 제품 마진율만64%를 넘는다고 한다. 판매에 들어가는 광고료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더라도 마진율이 40%에 달한다고 하니 소프트웨어 및 디자인만 미국 국내 애플에서 담당하고 생산은 중국 등지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놀랄 만한 이익률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생산공장을 미국 내로 옮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받고 있긴 한데 실제로 미국에 생산공장을 지을지는 두고 봐야겠다.

    기업의 시가 총액 면으로 본다면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출시될 때 애플은 760억달러 정도로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큰 차이가 없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반도체 부문의 호조로 금년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현재 약 400조원(우선주 포함)으로 애플의 40% 수준이다. 2017년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경우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으로 애플을 능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시가 총액은 60%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이다. 물론 미래가치가 반영된 결과이지만 애플과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은 10년 동안 그 격차가 5~2.5배 사이에서 좁혀지다가 벌어지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애플의 수익력, 소프트웨어 능력, 디자인 등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매출에 비해 얼마나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 동안 수십조원을 들여 주주환원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하고 기부금액도 단연 앞서고 있어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한편으로 우리 주변에는 아주 작은 관심이라도 절실히 필요한 이웃이 많다. 대부분의 서민층들의 체감 경기는 한겨울이다. 청년실업률, 민간소비 등에서 더욱 그렇다고 한다

    이제 2017년도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항상 마음속으로는 연말이면 불우한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싶지만 절차나 방법을 잘 모르고 금액이 너무 적어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단체에서 기부금 모금을 할 때 어떤 문구가 가장 기부를 많이 받는지를 실험해 보았는데 그 문구는 바로 ‘잔돈 환영합니다’였다고 한다. 연말에 조그마한 기부라도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잔돈을 기부하기가 쑥스러운 면도 있다. 하지만 유명 포털사이트에 들어가면 손쉽게 상생,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코너가 별도로 꾸며져 있고 테마별로 찾아서 작은 금액이라도 기부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그 코너에서 같이 나누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소액기부가 가능하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한 사람의 고액 기부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십시일반이 더 고마울 수도 있다. 아무런 대가 없이 그저 잔돈을 모아 따뜻한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을 때 더욱 값진 것이다.

    이영수 (㈜무학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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