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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골 은폐’를 바라보는 여당의 시선- 이종구(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7-1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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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으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책임 논란에 휩싸여 있다. 김 장관은 유골 발견 사흘 뒤에야 현장 책임자로부터 보고를 받은 데다, 이 내용을 국무총리에게는 또 이틀 후에야 보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김 장관은 이와 관련,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23일 오전 총리 주재 회의에서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결론적으로 지휘 책임자로서 져야 할 책임의 크기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임명권자와 국민의 뜻에 따라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다음 날인 24일 국회에 출석해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책임이고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제가 또 다른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때 가서 다시 판단하겠다”고 말해, 한 발짝 물러섰다.

    김 장관의 이 말은 야권이 사퇴 요구를 하고 있지만, 먼저 재발방지책 마련 등 사태 수습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장관의 국회 답변 내용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정리해 보면, 세월호 수습 현장에서 지난 17일 유골이 추가로 발견됐지만 김 장관에게는 사흘 뒤인 지난 20일 오후 5시 보고가 이뤄졌다. 현장수습 본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김 장관은 늑장 보고를 질책한 뒤 매뉴얼대로 미수습자 가족에게 유골 발견 사실을 바로 알릴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현장 책임자는 이틀 동안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았고, 김 장관도 본인이 지시한 사항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되자 이틀 뒤인 22일 저녁 총리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김 장관의 잘못은 본인이 인정한 대로 ‘지시 사항의 이행 여부를 이틀 동안 챙기지 못한’ 점과 ‘늑장 보고라도 보고를 받은 즉시 총리와 청와대에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국민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김 장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김 장관이 ‘직무유기’에다 자신의 책임을 덮기 위해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우고 있다. 이군현 의원은 “비록 3일이 늦었더라도 장관이 보고를 받은 즉시 국민에게 알렸어야 했다”며 “김 장관이 자신의 책임은 뒤로하고 실무자들을 앞세워 꼬리 자르기를 한다는 의혹이 확산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성찬 의원은 “세월호 침몰은 현직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 사건”이라며 “그런데 장관이 유골 발견과 관련해 대통령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을 변호하기 위해 해수부 공무원들이 정치인 출신 장관을 패싱(왕따)하다 벌어진 결과라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 해수부 공무원들이 신임 장관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수습 현장 책임자들의 일탈행위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김 장관 동정론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수부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하는 야권의 주장이 어쩌면 과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집권 여당이 장관을 엄호하기 위해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해 엉뚱한 논리를 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종구 (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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