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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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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창동예술촌의 현재와 미래 (3) 앞으로의 방향은

“‘창동’다운 콘텐츠 개발로 자체 경쟁력 키워야”

  • 기사입력 : 2017-11-2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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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동예술촌은 개촌 때부터 지금까지 운영에 창원시 도시재생과,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단법인 창동예술촌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로 거시적인 계획과 방향은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맡고 예술촌 실무 운영은 도시재생과와 사단법인 창동예술촌이 담당한다. 큰 운영 줄기부터 세부적인 프로그램 수립까지 여러 주체들의 의견이 맞물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내부 구성원들은 창동예술촌의 특수성, 경과, 현황,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보다 이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내부 구성원들은 창동예술촌을 둘러싼 여러 가지 평가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창동예술촌 관계자 5인을 만나 앞으로 예술촌의 과제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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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재현 창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

    “창동다움·특화된 콘텐츠 필요 … 아트마켓 등 협동조합 고민을”

    창동예술촌은 이제 사업에 대한 고민을 주체적으로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맨 처음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은 어느 정도 능선을 넘어 평지에 있는 상태다. 가장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창동예술촌만의 특화된 콘텐츠가 있는가, 무엇이 창동다움인가다. 안팎에서 여러 가지 제언이 수시로 나오고 있는 것은 자생력, 향후 비전을 보여달라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창동예술촌은 도심밀착형 예술촌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 이런 특성상 시민들이 쉽게 보고 느끼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창동다움에 대한 내용은 지역 내 문화예술단체와 협업구조로 풀어야 한다. 마산 전체를 생각하면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있기 때문에 문화자원들에 대한 연계망 형성이 필요하다. 관광 자원으로서는 볼거리, 먹을거리, 숙박을 보다 구체화시켜야 한다. 지금은 특화된 상품도 전혀 없다. 창동예술촌 마켓 출범시켜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만들고 수익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향후 창동예술촌의 자립을 위해서는 아트마켓을 구심점으로 한 협동조합 형태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예술촌 내부 주체들이 행정에서 무엇을 해주길 바라는 것을 넘어 선제적인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20개가 넘는 예술촌 골목을 포함해 아고라 광장, 오동동 문화광장 등 하드웨어들은 많이 있는데 유기적으로 연결이 안 되고 있다. 지도, 해설사 등 관광 체계를 잡고 골목 내 스토리를 적극 발굴해 예술촌 전체가 유기적으로 돌아가게끔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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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상호 사단법인 창동예술촌 대표

    “머무르고 쉴 수 있는 공간 없어 … 휴식공간 확충·문화축제 필요”

    창동예술촌에 작가들이 없어서 볼 게 없다고 하는데 사실 예술촌의 기본 개념을 새로 짚고 넘어가고 싶다. 예술촌은 원래 처음 빈집 점포 살리기 사업으로 시작했다. 빈 점포가 많은 골목을 살리는 방안이 문화예술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창동예술촌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름이 예술촌이기 때문에 작가들의 예술 활동을 기대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3, 4평도 안 되는 작은 공간에서 작가들이 제대로 된 작품을 제작하는 건 어렵다. 그보다 아기자기한 거리문화가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작은 골목 내 갤러리만 8곳이 있다. 다른 어디에도 없는 인프라다. 거리문화가 가득한 보물창고, 이런 것이 창동예술촌이 추구하는 콘셉트라고 본다.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람들이 머무르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아고라 광장과 빛 골목에 있는 벤치 몇 개가 전부다. 특히 여름철에는 사람들도 해설사들도 땀을 뻘뻘 흘리며 다니는데 마땅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예술촌에 몇 시간씩 머무를 수 있도록 하려면 휴식 공간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창동갤러리 앞에 벤치를 만들 예정이고 시에도 좀 더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다. 또한 창동예술촌만의 문화축제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창동에 예술인만 수십명이 있는데 우리만의 축제가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이번에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 사진전을 열었는데 개촌 5년차에 특색 있는 행사를 처음 개최한 것에 의의를 두고 싶고 앞으로 예술촌의 특색을 살린 고정된 문화축제를 기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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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년 창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활동가 팀장

    “스토리텔링 접목한 콘텐츠 개발 … 골목안내프로그램 활성화돼야”

    예술촌의 가장 큰 성과는 골목을 살린 것이라고 본다. 예술촌이 들어서기 전 창동 골목은 완전히 폐허였다. 전부 셔터가 내려져 있어서 암흑 같았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일단 사람이 들어서자 밝아졌다. 창동에서만 10년을 넘게 있었는데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 자체가 아주 감격스러웠다.

    해설사를 하면서 보면 사람들이 어디부터가 예술촌이냐, 또 작가들이 활동하는 모습이 안 보이니까 볼 게 없다 그런 말도 많이 들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냥 보는 것과 설명을 들으면서 보는 것이 정말 다르다. 최근에 공무원 교육생들이 다녀갔는데 처음에는 그냥 한 번 둘러봤고 이번에는 설명을 들으면서 봤다. 그랬더니 이야기 들으면서 보니 확실히 다르다고 하더라. 스토리텔링을 접목시키면 창동은 정말 매력이 많은 곳이다. 이 점포는 원래 지금 40대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었다, 또 이 골목에는 이런 사연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면서 공감한다.

    창동이 제대로 된 옷을 입으려면 골목 안내 프로그램이 활성화돼야 한다. 골목에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지금은 골목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줄 수 있은 해설사가 거의 없다. 골목해설사가 더 많이 양성돼 언제나 관람객들과 동행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골목 투어가 활성화되는 것이 예술촌이 창동스러움을 갖출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촌 일대가 잊혀 가는 골목을 탐방하면서 시민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이 풍부하게 제공될 때 이 공간이 뒤 세대에게도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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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희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아트디렉터

    “외연 확장보다 내실 다질 때 … 시-주민-입주작가 소통 필요”

    지금 창동예술촌은 외연 확장도 중요하지만 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이 창동예술촌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여러 모델이 있고 선도 사업으로 소개되는 사례도 많지만 각 장소가 가진 역사나 고유한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참고할 수는 있어도 벤치마킹은 불가능하다. 내년에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꾸려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너무 욕심내서 뭘 거창하게 보여주겠다기보다는 우리의 것을 찾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예술촌 내 여러 주체들과 논의를 거쳐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꾸려가는 쪽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마산에 대해 추억과 아련함이 있는 세대는 아니다. 그래서 다소 객관적인 눈으로 이곳을 보게 된다. 창동의 그 시절을 경험하고 기억하는 세대는 마산 원도심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다. 그 세대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젊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한다. 과거 영화나 추억만으로는 지속성을 생각할 수 없지 않을까. 입주 예술인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젊은 세대도 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야 한다. 관광 측면에서는 제대로 된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최근 관람객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해설사도 부족하고 투어 프로그램도 일원화되지 않은 상태다. 서로 소통이 안돼 투어 중 어떤 지점에서 부딪히기도 하고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해설사들은 설명이 너무 피상적이라 창동의 매력을 제대로 짚어주지 못한다. 시 관광과와 도시재생과가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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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용 창원시 도시재생과 재생시범운영담당

    “행정 주도적으로 나서면 경직 … 프로그램 내부 의견 반영돼야”

    행정에서는 다양한 주체를 100% 만족시킬 수는 없다. 프로그램 세부 운영 같은 부분은 최대한 주체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행정에서 주도적으로 나서면 너무 경직되거나 부자연스러워질 가능성이 높다. 행정은 주체들의 의견이 반영된 내용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적절하다. 행정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데 모든 부분에서 직접적인 지원이 닿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예술촌의 성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중에서 투입한 예산 대비 효과가 적다는 의견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예전의 기억에 의존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마산 구도심의 번성이나 영화를 기억하는 세대는 예전의 그 모습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렇게 투자를 했는데 왜 사람이 이것밖에 없냐, 예전처럼 되지 않냐고 하는데 사실 여러 여건상 창동이 그 시절의 모습을 되찾는 것은 어렵다. 내부적으로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지만 찾은 사람들로부터는 시 주도로 인위적으로 조성된 곳인데도 여러 가지 요소가 상당히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흥미롭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이 받고 있다. 창원시의 도시재생에 대한 의지는 매우 높은 편이고 적극적이다. 내부 주체들의 의견이 반영된 내용이라면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쪽으로 갈 것이다. 관광체계 수립을 위한 다른 부서와의 실무협의 체계는 더 원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글·사진=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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